외출 자제 무시하는 ‘코로나 바보들(Covidiots)’

입력 2020-03-24 17:33 수정 2020-03-24 18:04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운전석 주변에 차단선이 설치된 미국 뉴욕 시내버스 안에 23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탑승해 있다. AP연합뉴스

#Covidiots(코로나 바보들). 각국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심 명소와 휴양지에 모여 노는 젊은이들을 꼬집는 신조어가 SNS에서 확산되고 있다. ‘Covid(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와 ‘idiot(바보)’를 합친 ‘Covidiot(코비디오트)’다.

미국 CNN방송은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외출 자제를 당부했는데도 지난 주말 미국 뉴욕과 캘리포니아 해변, 영국 도심 곳곳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고 보도했다. CNN은 영국 런던발 기사에서 “이런 모습을 보면 감염병의 전 세계적 유행을 실감할 수 없다”고 전했다. 최근 정확하고 단호한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으로 호평받고 있는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도 이에 대해 “오만하고 무신경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CNN은 이런 행태에 분노한 사람들이 SNS에 번화한 거리와 관광지의 이미지를 공유하고 ‘룰’을 어긴 자들을 코비디오트로 낙인찍고 있다고 전했다. 코비디오트를 해시태크로 단 게시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닉 채터 워릭경영대학원 행동과학 교수는 이렇듯 서양 사람들이 정부 권고를 무시하는 이유에 대해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채터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지난 1주일간 서방 국가 지도자들이 술집과 식당, 학교를 점진적으로 폐쇄하면서 매우 혼재된 메시지를 내놓았다”며 “지금까지 국민들이 암묵적으로 받은 메시지는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들에게 무엇을 하지 말라고 조언할 것이 아니라 ‘당신은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직원들이 거리를 두고 앉아 근무하는 모습. 정부는 4월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에 공무원 복무 관리 특별 지침을 시행한다. 연합뉴스

채터 교수는 한국과 중국을 예로 들기도 했다. 특히 한국은 중국에 비해 사람들이 보다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음에도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실험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케네디 스튜어트 캐나다 밴쿠버 시장은 트위터에 “정중하게 요청하는 시간은 끝났다”며 앞으로 정부 명령을 어기는 사람들에게 최대 5만달러의 벌금을 물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금은 폐쇄하고(shut down) 꼼작하지 말고(stay put) 생명을 구할 때(save lives)”라고 덧붙였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