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 터전’ 대안학교 지원 확대

입력 2020-03-24 14:32
국민일보

서울시가 가정형편이나 부적응 문제로 자퇴·퇴학하거나 정규 교육과 다른 학습을 원하는 학생들이 주로 찾는 비인가 대안학교(대안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비인가 대안학교는 인가 대안학교와 달리 교육 당국의 지원금을 받지 않고 있어 대부분 재정난이 심각하다.

서울시는 비인가 대안학교 71곳 중 20곳을 ‘서울형 대안교육기관’으로 지정한다고 24일 밝혔다. 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공교육과 맞먹는 학습환경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지원대상은 2022년까지 50곳으로 확대한다.

서울시는 비인가 대안학교 대부분이 기본적인 학습권조차 제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정여건이 열악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재정 지원과 함께 학교 역량 강화를 동시 추진한다.

먼저 임대료를 최대 70%(연 상한 2400만원)까지 지원한다. 기존 ‘교사 인건비’와 ‘프로그램 개발비’ 지원 규모도 각각 최대 2배, 9배로 증액한다. 서울시내 25개 시립청소년센터 이용료도 관련 조례 개정 후 감면해 줄 예정이다.

교사 인건비 보조 대상은 기존 학교당 최대 3인에서 5인으로 늘린다. 1인당 월 최대 200만원이었던 보조금은 월 250만원으로 높인다. 교육프로그램 개발 지원비는 연 최대 600만원에서 5400만원으로 올린다. 또한 핀란드, 스웨덴 등의 선진 대안학교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교사 연수과정을 신설한다.

아울러 교육 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컨설팅 자문위원회’를 운영해 창의‧혁신 교육 커리큘럼 설계 자문을 시행한다. 또 일반 학교 청소년들처럼 대안교육기관에 다니는 청소년들도 교내 안전사고 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안전사고보상 공제회’에 가입할 수 있게 한다. 비인가 대안학교 지원 전체 소요 예산은 약 32억원이다.

대안학교는 각 학교 가치관에 따라 일반 학교의 국어 영어 수학 위주 교육이 아닌 미디어·산업 등 특성교육을 진행한다. 인가 대안학교에 비해 수가 많고 교육과정이 자유로워, 학교 밖 청소년들이 주로 찾는다. 서울시는 비인가 대안학교가 학교 밖 청소년들의 잠재력 개발과, 갱생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