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특허 출원 건수가 6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지난해 주요 지식재산 4개국(IP5) 대상 국내 기업의 해외특허 출원건수가 총 6만6792건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전년도의 6만186건 대비 10.9% 증가한 수치로 2014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내국인의 전체 해외특허 출원 중 IP5에 대한 특허출원 비중은 약 88.7%로 해외특허출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IP5 국가별 해외특허 출원 현황을 보면 총 3만6852건을 출원한 미국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55.1%을 차지했다. 이어 중국 1만6019건, 유럽 8287건, 일본 5634건 순이었다.
해외특허 등록의 경우 총 4만2306건으로 2018년 3만8860건 보다 8.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별 해외특허 등록 건수 역시 출원 건수와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미국에 총 2만1684건이 등록돼 전체의 절반인 51.2%을 차지했으며 중국 9437건, 유럽 7247건, 일본 3938건 순으로 등록이 많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유럽과 중국에 대한 특허등록은 최근 5년 간 연평균 각각 39.1%, 10.9%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해외출원·등록 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전과 달리 국내 기업들이 해외 지식재산권을 선점해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술과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은 우수한 특허제품을 개발하고도 자금부족과 언어장벽, 현지 정보 및 네트워크 부족 등으로 해외 지식재산권을 원활하게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특허청은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국가차원의 해외 지식재산 확보 전략을 마련하고 중소·벤처기업의 해외출원 비용을 지원했다. 여기에 특허바우처 지급, 지식재산(IP) 출원지원펀드 조성·투자, 특허공제 등을 추진했다.
2018년 28억 원 규모였던 해외출원 지원예산도 지난해 62억원으로 117.2% 증액했고, 해외출원 지원 건수도 2039건에서 2626건으로 28.8% 확대했다. 올해는 지원규모를 더 늘려 117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미래 기술패권 선점을 위한 기술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신속한 해외 지식재산권 선점은 특허·산업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해외 지식재산권 확보를 최우선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