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한 사립고등학교의 기간제 교사 무더기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전남도교육청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전남도교육청은 24일 해당고교의 2020학년도 기간제 교사 채용과 관련해 경위서 제출 등 1차적인 기본조사는 실시한데 이어 조만간 현장방문을 통한 면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순천 A고교 등에 따르면 해당고교는 지난 2월 7일 기간제 교사 11명을 선발 채용했다.
A고교는 기간제 교사 채용과 관련해 교감, 교무부장, 교육과정연구부장 등의 3인을 서류심사평가위원으로 구성한다는 전형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A고교의 B교장은 해당 서류심사평가위원 3명 모두를 배제한 채 교과별로 자신이 선발한 교사 1명씩을 심사 장소에 데리고 들어가 서류심사를 한 후 지원자 가운데 3배수를 선발했다.
B교장 자신이 심사위원 자격이 없는데도 규정을 무시하고 권한을 내세워 기간제 교사를 직접 뽑은 것이다.
B교장은 이어 자신이 서류심사로 이미 뽑은 1차 합격자에 대해 서류심사평가위원 3명에게 형식적인 점수를 부여토록 했다.
이로 인해 서류심사평가위원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심사 권한을 행사하지 못한 채 B교장이 직접 뽑은 합격자들에게 서류상의 형식적인 점수만 부여하며 들러리 평가위원으로 전락됐다.
B교장은 또 형식적인 서류심사평가를 하면서도 평가위원인 교감을 배제하고, 교감 대신 교무기획담당으로 평가위원을 교체했다.
교감이 다니는 교회의 교인 2명이 이번 기간제 교사 채용에 지원한데 따라 제척시켰다는 것이 교장의 주장이다.
하지만 B교장은 서류심사평가위원 가운데 지원자 2명과 같은 교회에 다니는 교무부장은 평가위원에서 제척시키지 않았다.
특히 B교장이 다니는 교회의 교인 1명은 지원자로 나서 서류심사에 이어 면접심사도 통과해 최종 선발 채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B교장은 또 1차에서 선발된 지원자 3배수에 대한 2차 면접심사에서도 규정과 다른 평가위원으로 교체·구성하면서 이번 기간제 교사 선발 채용 전 과정이 불법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A고교의 기간제 교사 채용에 관한 면접심사에 있어서는 교장, 교감, 교무부장, 교육과정연구부장, 해당 교과부장, 교목 등 총 6인의 평가위원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B교장은 이 과정에서도 해당 교과부장을 제외시킨 뒤 자신과 서류심사를 함께 한 교과별 교사를 면접평가위원으로 교체해 심사를 한 뒤 기간제 교사를 최종 선발했다.
B교장은 또 면접심사 과정에서도 특정 지원자의 면접시 자리를 비웠다가 또 다른 특정 지원자의 면접시에는 다시 참석해 면접심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정성 시비도 낳고 있다.
특히 이번 면접심사 과정에서 면접 점수가 가장 높게 나온 지원자 C씨의 심사 점수가 낮은 점수로 고쳐져 재집계 됐다는 주장도 제기돼 면접심사 평가 조작 의혹까지 일고 있다.
확인 결과 C씨는 최종 탈락하고 다른 지원자가 선발 채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도교육청은 A고교의 이번 기간제 교사 선발 채용과 관련된 관계자 등을 상대로 면담조사를 실시하는 등 전반적인 내용을 확인한 뒤 위법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릴 방침이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순천 사립고 기간제 교사 무더기 채용비리 의혹···전남도교육청 조사
입력 2020-03-24 11:44 수정 2020-03-24 1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