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성착취를 당한 피해자 여성이 “누군가는 나서서 공론화 시켜야 한다”며 익명 제보자로 나서 당시의 상황을 고발했다.
피해자 A씨는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처음 박사와 접촉한 정황을 설명했다. 그는 “사건을 겪은 2018년 당시 중학생이었고 생활비가 부족한 상황이라 채팅 어플에서 스폰알바를 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박사에게 자신의 신상정보를 넘기게 된 이유도 말했다. 그는 “박사가 스폰알바를 하면 월 400만원을 준다며 텔레그램이라는 어플로 이동하자고 제안했다”며 “돈을 보내줄테니 계좌를 알려달라고 했고 휴대폰 선물을 줄테니 주소랑 번호도 알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몸 사진만 요구하다가 얼굴까지 있는 걸 보내 달라고 했다”며 제안을 거절하자 “내가 선물까지 줬는데 그런 것도 못해주냐”며 강압적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박사의 지시에 응하자 수위가 점점 높아졌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교복을 입고 스타킹을 찢어달라더니 학용품을 사용해서 성행위를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네임펜처럼 두꺼운걸 가지고 하다가 너무 아프다고 하니까 그래도 끝까지 하라고 했다. 아직까지 마음과 몸의 상처가 크다”고 말했다.
앵커가 박사의 잔혹한 지시에도 끝까지 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이미 얼굴, 목소리, 개인정보가 상대에게 있는 상태라 그만둔다고 하면 정보를 가지고 협박할까봐”라고 답했다.
영상자료를 얼마나 넘긴 것 같냐는 질문에는 “40개 넘게 넘겼다”며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서 그때부터 잠을 아예 못 잤다”고 말했다.
A씨는 사건 이후로 “조울증과 우울증이 생겼다”며 “여름날에도 누가 알아보면 안 되니까 꽁꽁 싸매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또 “영상을 본 사람들이 얼굴도 다 알테니 이거 가지고 협박을 하지 않을까, 평생 괴롭히지 않을까, 직장 생활을 해도 꼬리가 계속 잡히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폰 번호를 아예 바꿨다. 이사도 갔다”고 말했다.
앵커가 “경찰이 발표한 n번방 피해자 수가 74명이고 그중 미성년자가 16명이라던데 그 사실이 맞냐”는 질문을 하자 그는 “아니다. 나는 채팅 어플을 통해서 만났다. 그런 곳에 스폰알바 구한다는 채팅이 엄청 많다. 아마 74명보다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조건 만남 어플이나 트위터 계정은 대부분 사용자가 학생이라 개인적으로는 (n번방 피해자가) 성인보다 미성년자 피해자가 더 많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일 충격적이었던 사건은 10살짜리 애한테 몸 사진을 보내주면 기프티콘 5만원짜리를 주겠다고 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학보사 기자 출신이라는 박사의 신상에 대해 “앞에서는 선량한 척하면서 뒤에서는 이렇게 미성년자 포르노를 다 공개해버리고 협박을 하고, 정말 화가 나고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영상이 공개돼서 바로 내일 아침 카톡이 수만 개가 오고 SNS에 퍼져있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 때문에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가해자들이 어떻게 처벌받아야 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감옥에서 평생 썩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이 반성한다는 보장도 없지 않느냐”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을 떠올리며 “용기를 안 내면 수면 위로 올라온 게 다시 가라앉으니까 가해자들이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용기를 내주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 이제 그만 힘들어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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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