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티켓보다 구하기 힘든 강원도 감자…온라인 판매 마무리

입력 2020-03-24 11:23 수정 2020-03-24 11:27
최문순 강원지사와 강원도청 공무원들이 지난 20일 도청에서 감자와 튤립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강원도는 감자 구매 열기를 사무실 꽃 생활화 운동으로 이어가기로 했다. 강원도 제공

“BTS 콘서트 티켓보다 구하기 어려웠다.”

24일 오전 10시. 네이버 강원마트에 접속해 새로 고침을 계속 누른다. ‘자연의 싱싱함을 담은 강원도 감자 10㎏ 5000원.’이라는 문구 뒤로 큼지막하고 먹음직스럽게 생긴 감자가 눈에 아른거린다. 새로 고침을 반복해 눌러 보지만 ‘현재 판매 중인 상품이나 주문 폭주로 인해 구매가 어렵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시도해주세요.’라는 문구는 사라지지 않는다.

5분 뒤 초록색 구매 단추가 나타났다. 마침내 마지막 단계인 결제 단추가 눈앞에 들어와 클릭을 반복해 보지만 화면에 변화가 없다. 7분이 지났을 무렵 안내 문구는 ‘품절’로 바뀌었다. 결국 2주 동안 도전한 강원도 감자 구입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강원 감자 온라인 특판전이 24일 ‘완판’이라는 진기록을 남기고 모두 마무리됐다. 강원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판매한 감자 5만 상자가 판매 시작 7분3초만에 모두 팔렸다.

이날 준비한 5만 상자를 마지막으로 온라인 판매를 위해 준비한 20만6000상자가 전량 판매됐다. 애초 도는 다음 달 7일까지 특판행사를 이어갈 생각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인기 덕분에 완판이 2주나 앞당겨졌다. 판매 첫날인 11일에는 10만명 이상이 몰리면서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했다. 또 판매기간 중에는 1만 상자가 1~2분 만에 모두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24일 강원도 농수특산물 진품센터에 감자 판매 종료를 알리는 문구가 올라와 있다. 강원도 농수특산물 진품센터 홈페이지 캡처

앞서 최문순 강원지사는 지난 10일부터 자신의 SNS를 이용해 감자판매 홍보에 나섰다. 지난해 감자 생산량이 평년보다 대폭 증가한 상황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소비가 줄자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지난해 도내에선 감자 재배면적이 늘고 기상 상황이 좋아 평년보다 21% 증가한 13만8000t의 감자가 생산됐고 최근까지 1만874t이 재고로 남아있었다.

최 지사는 “남아있는 감자 재고는 도매시장과 급식 공급 등을 통해 모두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분한 사랑에 무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도는 이 같은 열기를 꽃 사주기 운동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도에 따르면 도내 화훼농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입학식과 개학식, 각종 행사 중단으로 꽃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도는 지난 3일부터 화훼류 소비촉진을 위해 ‘사무실 꽃 생활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우선 도는 다음 달 말까지 1만4000송이의 꽃을 구매해 사무실을 꾸미기로 했다. 또 200여개 관계기관에 꽃 구매 캠페인 동참을 독려하고 지인에게 꽃바구니를 선물하는 플라워 버킷 챌린지 등의 SNS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많은 기관 단체에서 농가의 어려움을 알고 구매에 나서줘 꽃 거래가격이 차츰 오르는 등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캠페인을 통해 더욱 소비를 촉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