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의 소름 돋는 이중생활…“실수를 기회로”

입력 2020-03-24 11:15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대학 학보사 편집국장 시절 기고한 글. 해당 학보 캡처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전문대 재학 시절 학보사 편집국장으로 활동하며 쓴 칼럼이 공개됐다.

인천의 한 전문대에서 정보 관련 학과를 전공한 조주빈은 재학시절 학보사 기자로 활동했으며 편집국장까지 지냈다. 그는 2014년 11월 학보에서 ‘실수를 기회로’라는 제목의 칼럼 기사를 쓰면서 자신은 실수하지 않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주의를 기울인다고 적었다.

그는 칼럼에서 “1년 전 수능 시험을 볼 당시 가장 자신 있었던 과목이 한국지리였습니다. 하지만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전 좌절했습니다. 절반 이상이 틀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나간 시험 시간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라며 “학보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번 발행하면 돌이킬 수 없지요. 그래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두번 세번 작성한 기사를 읽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없을 거로 생각했던 실수들은 신문이 종이로 인쇄되어 나오는 순간부터 보이게 되더군요. 그럴 때면 머리를 움켜쥐고 책상에 몇 차례 내리박습니다. 며칠이고 속이 타고 가끔은 눈물이 찔끔 나올 때도 있습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정말 노력했는데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하고 자책도 끊임없이 합니다”라며 “하지만 이 또한 위안 삼아 좋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테니까요”라고 다짐하면서 기사를 마무리했다.

2018년 12월부터 이달까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은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냈다. 이후엔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이를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박사방에서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회원들을 ‘직원’으로 호칭하며 자금 세탁, 착취물 유포, 대화방 운영 등 역할을 맡겼으며 피해자를 성폭행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박사방 피해자는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만 74명이며, 이 가운데 미성년자는 16명 포함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4일 내부위원 3명,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조주빈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경찰이 조주빈의 신상 공개를 결정하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첫 사례가 된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