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낙인’'이 지난 8일(현지시간)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제40회 판타스포르토 국제 영화제 메인 경쟁 ‘심사위원 특별 언급상’을 수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신음하는 영화계에 전해진 낭보다.
낙인은 기존 한국작품에서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소재와 구성으로 독창적인 한국영화의 탄생을 예고한다. 납치된 베스트셀러 작가가 밀폐된 공간에서 생존을 위한 상상력으로 적과 맞선다는 얼개의 SF 스릴러물이다. 메가폰을 잡은 이정섭 감독은 스핀오프 시리즈 드라마 ‘인공지능 그녀’를 제작하고, 오는 31일 전 세계 최초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 감독은 낙인의 주역들인 양지 장태영 최원영 정동선과 함께 무대에 올라 “신인들과 함께 한 새로운 도전임에도, 작은 독립영화에 큰 힘과 응원을 줘서 매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터 잭슨, 기예모르 델 토로 등 세계적 감독뿐 아니라 봉준호 박찬욱 등 한국 거장들의 등용문 영화제다. 40회를 맞이한 의미 있는 자리에 서게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열정 있는 신인들과 함께 지치지 않고 더욱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낙인은 아시아 필름랩에서 기획·제작한 첫 장편영화다. 판타지 장르 불모지인 한국영화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판타스포르토 국제 영화제는 스페인의 시체스 국제영화제, 벨기에의 브뤼셀 국제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판타스틱 국제 영화제로 꼽힌다. 지금까지 한국영화 중 공식 판타지 주요 경쟁 초청 작품들은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2005),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2010) 등이 있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