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못 막는 사랑… 온라인 결혼식 열려

입력 2020-03-24 09:53
사진=연합뉴스

아르헨티나에서 한 커플이 온라인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아르헨티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 국민이 의무 격리 중이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에 사는 디에고 아스피티아(42)와 소피아 쿠기노(32)는 지난 21일 온라인 결혼식을 올렸다. 1년 전 올해 3월로 결혼 날짜를 잡았기에 망설여졌다. 결혼식 하루 전날인 20일부터 아르헨티나 정부가 전 국민 격리 조치를 내린 것이다.

의약품이나 생필품을 살 때 등에만 예외적으로 외출이 허용됐기에 결혼식 장소로 신랑 신부는 물론 하객도 올 수 없었다.

그러나 예비 부부는 너무나 결혼하고 싶은 나머지 결혼식 일정을 연기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열었다. 부부가 집에서 스스로 예식을 준비하고,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주례를 설 목사와 하객을 화상으로 연결해 결혼식을 진행했다.

갓 이사한 신혼집에 인터넷이 설치돼 있지 않아 이웃 와이파이를 빌렸다. 가족 친지 등 400명이 모니터로 부부의 출발을 축복했다.

신랑 아스피티아는 "결혼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우리가 원하는 결혼식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걸렸다"며 "그러나 공익을 위해 우리 꿈을 제쳐두기로 했다. 집에 머물면서 격리를 준수했다"고 말했다.

신부 쿠기노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은 사람들이 결혼식을 지켜보고 축복해주는 것이었다"고 의미 부여를 했다.

부부는 오는 31일까지로 예정된 격리가 끝나는 대로 관공서에 가서 혼인신고를 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결혼 파티도 열려고 한다. 쿠기노는 "파티에서 하객들과 함께 포옹하고 춤추고 웃고 술을 마시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