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하라” 코로나19시대 역주행 멕시코 대통령

입력 2020-03-24 10:37
(멕시코시티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멕시코에서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17일(현지시간)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의회 직원이 국회를 방문한 한 여성 운전자의 체온을 적외선 체온계로 측정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곳곳에서 외출금지령이 내려지고 있는 가운데 멕시코 대통령만 외출과 외식을 장려하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외출을 멈추지 말라"고 말했다. 영상 속 그는 오악사카주 한 식당에서 "아직 우리는 (감염병) 1단계"라며 "외출하지 말아야 할 때가 되면 얘기해주겠다"고 말했다.

멕시코 정부는 감염병 확산의 3단계 중 현재는 외부 유입 위주로 감염이 확인되는 1단계라고 말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이 나타날 때부터가 2단계다.

멕시코엔 지금까지 316명의 코로나19 확진자와 2명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두 번째 사망자의 감염 경로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 등 지역사회 감염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그러나 이 영상에서 "할 수 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가족들을 데리고 외식도 하라"며 "이것이 가정 경제와 국민 경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장된 방식으로 모든 걸 마비시키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멕시코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보건당국이 '사회적 거리 두기' 권고를 했음에도 지지자들을 만나 악수와 포옹을 이어갔다. 중남미 대부분의 국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을 금지하고 이동제한령을 내렸지만 멕시코는 이러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멕시코 정부는 너무 일찍 강력한 대책을 쏟아내면 국민의 피로도가 커질 수 있다며 서두르지 않고 단계별로 대책을 꺼내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진원지였던 멕시코가 당시 강력한 봉쇄정책으로 경제에 치명타를 입은 기억 때문에 봉쇄에 미온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