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찔끔, 자책한다” 이중성 드러난 ‘박사’ 조주빈의 과거

입력 2020-03-24 00:47 수정 2020-03-24 13:37
일명 '박사' 조주빈. 연합뉴스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일명 ‘박사’ 조주빈(25)의 과거 행적이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네티즌은 특히 대학 학보사 기자로 활동했던 조주빈이 학교 측의 성폭력 예방 대책에 대한 기사를 쓰는 등 이중적 모습을 보인 것에 분노했다.

조주빈은 수도권의 한 전문대에서 정보 관련 학과를 전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학 시절 학보사 기자로 활동했으며, 편집국장까지 맡았다. 성적도 우수한 편이었다고 한다.

조주빈은 안전 문제와 관련한 학교 측의 대책에 대해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그는 이 기사를 통해 학교와 경찰의 관학협력 캠페인을 언급하면서 “학교 폭력 및 성폭력 예방을 위해 강연을 실시, 교내 안전을 위해 학교 측이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데스크의 눈’이라는 코너에서는 ‘실수를 기회로’라는 칼럼을 썼다. 그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꼼꼼하고 세밀하게 두 번 세 번 작성한 기사를 읽지만,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실수들은 신문이 종이로 인쇄돼 나오는 순간부터 보이더라”며 “그럴 때면 머리를 움켜쥐고 책상에 몇 차례 박는다”라고 적었다. “속이 타고 가끔은 눈물이 찔끔 나온다” “‘정말 노력했는데,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하고 자책도 끊임없이 한다” 등의 문장도 등장했다.

조주빈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던 지난해 11월 봉사활동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사람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 나 역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다 군 전역 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행사에 참석한 아이들과 형 동생, 오빠 동생이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조주빈의 신상이 공개된 뒤, 네티즌은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같은 그의 행적을 공유하고 있다. 대부분 그의 이중적인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주빈은 대학 졸업 직후인 2018년부터 범행을 시작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텔레그램에서 총기, 마약을 판매한다는 내용의 허위광고를 올린 뒤 돈을 가로채는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이다가 지난해 8~9월부터 일명 ‘박사방’을 운영했다. 박사방에서는 미성년자 등 여성을 상대로한 성착취물을 제작·유통했다.

또, 수위에 따라 박사방을 3단계로 나눈 뒤, 각 방마다 ‘20만원’ ‘70만원’ ‘15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로 입장료를 받았다. 그렇게 챙긴 범죄수익만 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빈은 지난 16일 검거돼 사흘 만인 19일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74명이며, 그중 16명은 미성년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