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정부 대변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문제로 트위터에서 설전을 벌였다.
23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중국은 1월 3일 이후 미국에 코로나19 정보를 제공해왔고, 미국도 1월 15일 중국 내 미국인들에게 경고를 하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이제 중국이 (정보 제공을) 지연했다고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에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월 3일까지 중국 당국은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 샘플을 파괴하라고 지시했고, 우한 의사들의 입을 막고 온라인 검열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화 대변인은 21일 오테이거스에게 여러 차례 트윗으로 집중 포화를 날리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거짓말과 비방으로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수 없고,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받지 못한다”며 “세계적인 전염병 사태를 맞아해야 할 일은 정치보다 국민건강을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 대변인은 다른 트윗에서 “1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노력에 감사하다고 언급한 날, 미 국무부는 우한 영사관을 철수하기 시작했고, 2월 2일에는 중국발 여행객 입국을 막았다”며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중국이 공유한 노하우를 이용하면 미국인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바이러스가 진짜 적이고, 협력만이 전투에서 승리하는 올바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화 대변인은 22일 밤에도 트위터에서 백악관이 미국 관리들에게 중국의 코로나19 은폐를 비판하라고 요구했다는 기사를 링크했다.
그러면서 “‘자기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掩耳盜鐘·엄이도종)는 이야기를 들어봤느냐”며 “미국인들은 진실을 알 권리가 없나. 자신을 속이고 중국을 모욕하는 게 전염병 대응에 도움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엄이도종은 종을 훔치려고 깨다가 소리가 너무 커 들킬까 봐 귀를 막는다는 뜻으로 자기만 듣지 않으면 남도 모를 것이란 어리석은 행동을 일컫는다.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도 “중국이 코로나19를 고병원성 바이러스로 보고 대처했다”는 트윗에 대해 “넌센스다. 당신은 지금 고병원성이라고 부르는데, 지난달 중국은 코로나19를 위험한 병원체라고 한 WHO 보고서를 막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팩트체크 : 중국 정부는 상하이의 한 교수가 자발적으로 공개하지 전까지 유전자 서열을 공유하지 않았다”며 “다음날 당신의 정부는 교정을 이유로 해당 실험실을 폐쇄했다”고 주장했다.
상하이시 공공위생 임상센터의 장융전 교수 연구팀은 지난 1월 11일 온라인 플랫폼에 코로나19 게놈서열 정보를 공개했으나 다음 날 교정(rectification)을 이유로 문을 닫으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하루 뒤 잠정 폐쇄됐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