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수사에 협조하라” 텔레그램 압박 나선 시민들

입력 2020-03-23 18:00
성착취 동영상 유통의 온상이 된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 분노한 시민들이 릴레이 탈퇴 운동에 나서고 있다. 경찰의 ‘n번방’, ‘박사방’ 수사에 텔레그램 본사가 협조하도록 압박 차원에서 텔레그램 탈퇴운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23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를 비롯한 각종 포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n번방 텔레그램 총공(총공격)’이라는 제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보안이 철저한 텔레그램을 성범죄에 악용하는 경우가 많아, 원활한 수사 진척 및 가해자 검거를 위해 텔레그램 본사의 협조를 촉구하자는 취지이다.

텔레그램 본사가 수사에 협조할 것을 요구하는 탈퇴운동 이미지.

경찰에 따르면 텔레그램 본사는 관련 게시물에 대한 삭제 요청은 받아주지만, 게시자에 대한 인적사항을 요청하면 모든 수사기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경찰은 텔레그램 수사지원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텔레그램 본사의 위치를 추적함과 동시에 사이버테러 전문 수사관 6명을 배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게시글 작성자들은 “n번방 공범을 잡기 위해선 텔레그램 본사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익명성이 철저한 게 특징이라 수사가 어렵다고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정해진 시간에 텔레그램 가입-탈퇴한다면 n번방의 실체를 알리고 텔레그램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텔레그램 보이콧 운동을 알리는 게시물

이들은 “25일 오후 9시 텔레그램에 가입·탈퇴를 반복하면서 그 사유에는 ‘Nth room - We need your cooperation(n번방-당신들의 협조가 필요합니다)’이라고 적으면 된다”고 네티즌들에게 요청했다.

또한 “탈퇴한 이력이 있어도 50분만 지나면 재가입 가능하기 때문에 재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탈퇴운동은 오는 25일과 29일 각각 오후 9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