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고시원·정류소 ‘생활방역’ 중점… 주일 교회 3185곳 행정지도

입력 2020-03-23 17:55
동대문구 공원녹지분야 방역단이 배봉산근린공원 시설물을 소독하고 있다. 동대문구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장기화를 막기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생활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 공원, 고시원 등 다중이용시설을 수시로 소독·방역하고, 인파가 몰리는 행사들은 취소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날 종교시설을 대상으로 방역 지침 준수 여부를 점검한 결과, 지침 준수가 미흡한 교회 3185곳에 대해 행정지도를 실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전국 교회 4만5420곳 중 2만6104곳(57.5%)이 전날 예배를 중단하거나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방역 지침은 대부분 잘 지켰지만 예배를 진행하는 곳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우려도 일부 제기됐다. 경기도에서는 점검 대상 교회 중 74.5%가 주일예배를 그대로 진행했고, 부산 교회 538곳도 예배를 가졌다. 충북 청주에서는 교회의 65%(553곳)가 주일 예배를 중단했지만 일부 예배를 진행한 곳 중 발열체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발견되기도 했다. 점검 첫날은 일요일이라 종교시설이 중점 점검 대상이 됐지만 주중 영업을 시작하는 체육시설과 유흥시설에서도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곳들이 적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한 정부에 발을 맞춰 각 지자체도 생활방역에 나섰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장기간 유행에 대비해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이 조화를 이루는 생활 방역체계로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동대문구는 다음 달 초 중랑천 일대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봄꽃축제를 취소했다. 이달 3일부터 구청 직원들은 ‘공원녹지분야 방역단’을 편성해 근린공원, 중랑천 제방 산책길 등의 시설물을 방역하고 있다. 마포구는 구 일대 고시원과 PC방, 교회 등에 대한 방역 소독 지원하고 있다. 또 60대 이상 저소득 노인 912명이 점심식사를 하는 경로식당 7곳을 운영 중단하고, 대신 집에 포장해 갈 대체식을 마련했다. 송파구청은 이달 5일부터 ‘민간자율방역단’을 꾸려 버스정류소, 상가, 주민센터, 전통시장 등에서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