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청원’ 내용 바로잡습니다” 유튜브 채널 연 ‘추적단 불꽃’

입력 2020-03-23 17:20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20대 남성 조모씨. 그는 '박사'라는 가명으로 '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 등 여러 여성을 상대로 한 성 착취 영상을 유통했다. 연합뉴스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공론화에 앞장서온 ‘추적단 불꽃’(불꽃)이 22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가짜뉴스 바로잡기에 나섰다. n번방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잘못된 정보가 공유되는 데 따른 조치다.

불꽃은 이날 ‘텔레그램 n번방 최초 보도자가 사실을 바로잡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대학생 기자 2명으로 구성된 불꽃은 지난해 7월 한 달간의 취재를 통해 뉴스통신진흥회 탐사보도 공모전에 응모했고, 이들의 기사는 두 달 뒤인 9월 2일 공개됐다. n번방 실태를 최초로 고발한 셈이다.

불꽃은 우선 23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와대 국민청원,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를 언급했다. 이 청원 중 ‘어린 학생의 성기에 애벌레를 집어넣는 걸 150만원이나 주고 관전하는 대한민국 남성의 삐뚤어진 성관념에 경종을 울려달라’는 문장이 일부 잘못됐다는 것이다.

문제의 영상을 실제로 목격했다는 불꽃은 “이 영상이 텔레그램 방에 분명 존재했다”면서도 “그러나 이 영상을 목격한 곳은 입장료 150만원을 지불하고 들어가는 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n번방이나 ‘박사방’도 아니었다”며 “누구나 클릭 몇번이면 들어갈 수 있는 입장이 쉬운 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부분을 정정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입대 전 신체검사 받은 일화를 텔레그램 방에 올렸다가 검거된 남성은 ‘박사’가 아닌 관리자급의 가해자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신체검사 결과, 재검사 일정 등을 올려 경찰에 덜미가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불꽃은 마지막으로 ‘최초 신고자’에 대한 내용도 지적했다. 이들은 “여기저기서 본인이 최초 신고자라는 글을 많이 본다”며 “한 네티즌이 자신이 최초 신고자라고 주장한 글을 봤는데, 그는 이전에 가해자였지만 지난해 3월 반성하면서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최초 신고자 타이틀을 갖고 싶은 것이냐. 이런 상황에서 최초 신고자, 최초 보도자가 중요하느냐”라고 비판했다.

불꽃은 “현재 진실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정도로 파편적인 정보가 많아, 이를 바로잡고자 유튜브를 시작했다”며 “일상 속의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단 한 명도 놓치고 싶지 않다. 디지털 성범죄 문제 해결에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n번방’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내 성 착취 대화방에 대한 수사를 벌인 결과 이달 20일까지 총 124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박사’라는 가명으로 ‘박사방’을 운영한 조모씨를 포함해 총 18명을 구속했다.

n번방은 ‘갓갓’이라는 운영자가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물 등이 제작, 유통됐다. 이후 비슷한 형태의 방이 계속 생겨났고, 그중 하나가 박사방이었다. 갓갓은 현재 미검거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갓갓으로 추정되는 IP주소를 확인해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