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17세 고교생 폐렴 사망 소식을 전하던 YTN 앵커가 환자 사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확인되자 ‘다행’이라는 단어를 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노조는 “참담함을 넘어 절망감까지 느낀다”며 비판 성명을 냈다.
YTN방송노동조합은 23일 성명을 통해 “17살 고교생의 죽음, YTN은 무엇이 다행이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제 더 추락할 곳이 있기나 하냐”며 “YTN은 ‘진실과 진심을 전한다’는데 지금 온 동네에서 몰매를 맞고 있다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속보는 뉴스의 성질이지 결코 본질이 아니라는 진부한 얘기는 하고싶지도 않다”며 “(강 앵커의) ‘다행’에서는 속내가 뻔히 보이는 데도 반성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모른 척하거나 심지어 소리를 잘 들리게 하는 장비를 사주자는 황당한 대책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 19일 방송된 YTN 뉴스에서 나왔다. 강진원 앵커는 전날 사망한 대구 17세 고교생 관련 뉴스특보를 전하며 “다행히 (코로나19)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말했다.
당시 강 앵커의 이 발언은 큰 논란이 되지 않았다. 앞서 연합뉴스TV에서 같은 보도를 하던 이윤지 아나운서가 똑같은 표현을 사용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연합뉴스TV 측은 공식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YTN 측은 관련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이후 강 앵커는 이튿날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사용된 점 사과드린다”며 “거듭 유가족께 애도를 표하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겠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