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가 연이어 올해 열리는 올림픽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지 않을 경우 보이콧하겠다는 것이다.
캐나다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국제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와 세계보건기구(WHO)에 긴급히 올림픽 1년 연기를 촉구한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캐나다 선수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은 캐나다 정부와 선수위원회, 전국스포츠연맹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올림픽 연기로 발생하게 될 문제들의 번거로움은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 선수들과 세계 공동체의 건강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운동선수들의 건강에 한정되는 문제도 아니다. 공중보건의 문제”라며 “연기될 경우 대회 일정 재조정 등 모든 사항에 전폭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역시 올해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며 대회 연기를 요청했다. 마이크 스탠리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공개 서한을 통해 “우리 선수들의 안전과 건강을 보장받고, 이번 대회가 완전한 올림픽으로 치러지길 바란다”며 “그것이 안 된다면 우리의 입장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올림픽 연기가 안 될 경우 대회를 보이콧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한이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올림픽 연기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자 스탠리 위원장은 “연기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재차 의견을 피력했다.
호주 올림픽위원회도 곧이어 홈페이지에 성명을 게재하고 “우리는 올림픽이 2021년 여름에 개최될 것을 전제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오전 회의를 열어 국내외 상황을 감안했을 때 호주 올림픽 국가대표팀을 구성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언 체스터먼 호주 올림픽 대표단 단장은 “지난주 25개가 넘는 종목의 선수들과 소통한 뒤 답변을 받았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스트레스는 선수들에게 매우 힘든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연기는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