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신경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해 말 이탈리아 북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이 유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이 입증되면 발원지 논란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마리오 네그리 약학연구소의 주세페 레무치 소장은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과 인터뷰에서 “의사들이 지난해 12월 심지어 11월에, 특히 노인을 중심으로 매우 이상하고 심각한 폐렴이 발생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무치 소장은 “이는 우리가 중국에서 전염병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기 전에 적어도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에서는 바이러스가 유행했다는 걸 의미한다”며 “최근에서야 의사들로부터 이 병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었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롬바르디아주의 코로나19 전파는 지난 1월 말 내국인이 중국인과 접촉하면서 시작됐다는 것이 현재까지 정설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이미 코로나19가 롬바르디아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게 입증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특히 지난해 12월 1일 중국 우한(武漢)에서 세계 첫 확진 환자가 나왔다는 분석도 힘을 잃게 된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