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의 CF 촬영에 기뻐했는데…” 故 문지윤 부친의 손편지

입력 2020-03-23 14:29
문지윤 인스타그램

급성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문지윤의 부친 문광석씨가 아들을 애도해준 많은 팬에게 손편지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광석씨는 23일 문지윤의 소속사 가족이엔티를 통해 직접 쓴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급작스럽게 아들을 하늘로 보낸 지 벌써 3일째가 됐다. 아직까지 믿기지 않고 먹먹하기만 하다”며 “그러나 장례 기간 많은 분께서 함께 아파해주시고 울어주셨기에 힘을 내 본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께 감사해서 이렇게 글로나마 저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문씨는 아들을 “연기의 꿈이 간절했던 아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아들이) 어린 나이에 데뷔해 19년 동안 많은 작품을 연기했고, 캐스팅되면 함께 일하는 감독, 작가, 스텝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과 몇주 전에는 15년 만에 CF를 찍게 됐다며 기뻐하면서 제주도로 촬영을 갔고, 너무 행복하고 정말 재밌었다고, CF 감독님께 자신의 연기를 인정받고 있음에 큰 행복을 느꼈다며 제게 수다를 늘어놓았는데 마지막 작품이 됐다”고 말했다.

문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걱정돼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려 했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한걸음에 달려와 준 많은 분이 계셔서 지윤이 가는 길 외롭지 않게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드라마와 영화 관계자, 동료 배우, 소속사 관계자, 지인, 팬 등을 차례대로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한 문씨는 “감사한 분이 너무 많아 생각하다 보니 또 한 번 눈물이 난다”며 “한 분 한 분 찾아뵐 수 없는 상황이니 이해를 부탁드린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이 하는 일마다 건승하고 평안하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문지윤은 지난 18일 오후 8시56분쯤 36세 일기로 사망했다. 인후염으로 인한 급성 패혈증 때문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관계자는 복수의 매체를 통해 “문지윤이 목이 붓기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물도 못 마실 정도의 통증이 왔다. 아프기 시작한 뒤로 나흘 만에 숨졌다”고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전했다.

일각에서 문지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으나 이 관계자는 “응급실에 들어가기 전 진단 검사를 했다.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졌을 때 격리 병상이 아닌 일반 병실이었다”며 “코로나19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문지윤은 2002년 MBC TV 드라마 ‘로망스’로 데뷔해 KBS 2TV ‘쾌걸 춘향’ SBS TV ‘일지매’ MBC TV ‘선덕여왕’ JTBC ‘송곳’ tvN ‘치즈인더트랩’과 영화 ‘돌려차기’ ‘불한당’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가장 최근작은 MBC TV 주말드라마 ‘황금정원’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