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n번방 성착취물 제작 이유? 돈이 되기 때문에”

입력 2020-03-23 11:50
이른바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 등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20대 피의자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n번방 피의자들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이유에 대해 “돈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23일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성착취물을 제작하는 이유를 무엇으로 보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돈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만약 회원이 1만명이고 그들이 100만원씩 냈다고 생각해보면 액수가 수백억이다”라며 “이보다 더 큰 수익이 나는 사업은 현존하지 않는다.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피해자들을 물색해서 개인정보까지 전부 다 빼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n번방 사건을 바라보는 국회의원들의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생각하는 음란물과는 개념이 다르다. 피해자들이 당한 피해도 정확히 모른다”며 “죽는 것보다 더한 피해가 발생하는 걸 상상하지 않고 입법을 하겠다는 건 넌센스 아닌가. 성착취물이라는 법률용어를 만들고 온라인에서 성 착취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피해자들을 위한 지지와 지원을 요구했다. 그는 “정신과 치료 등이 꼭 필요하다. 불안장애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거고, 평범한 일상을 살기가 어려울 거다”라며 “무엇보다도 피해자가 1명이 아니란 게 중요하다. 나의 잘못 때문에 고통을 받는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해주시면 좋겠다. 그런 차원에서 연대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는 “처벌받을 리 없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있었다”며 “가장 높은 등급의 사람들은 성 도착이 심하게 진행돼서 일반적인 관계에서는 도저히 만족을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치료가 필요한 대상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며 n번방 피의자들의 심리를 추측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가 지난해 8월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기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뉴시스

범죄심리 전문가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세계 2차 대전 당시 일제 성노예에 비견할 정도가 아닐까 싶다. 더군다나 온라인 디지털 모바일 사회에서 피해자들의 신상이 마구 유포되고 있기 때문에 피해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분노했다.

하지만 표 의원은 “국민이 느끼는 분노에 비해 처벌은 낮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다른 회원에게 시킨 경우는 있어도 육체적인 성폭력을 ‘박사’가 한 건 아니다. 이 부분이 교사로 인정되느냐 여부에 따라 징역 10년 아래위로 정해질 수 있지만, 재판을 봐야 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사는 시키기만 했기 때문에 큰 형량을 받기 어렵다는 건가”라고 진행자가 묻자 표 의원은 “그럴 우려가 있다”며 “우리 법원은 보수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현행법의 입법 취지를 다 반영해서 성폭력 범죄자보다 더 무거운 교사범으로 볼 것인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