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매체 “올림픽 중지, 왜 말을 못해”…자국 언론 저격

입력 2020-03-23 11:33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올림픽 개막 연기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한 가운데 일본 언론계 내부에서 ‘올림픽 강행을 지적하는 보도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본 주간지 프라이데이는 23일 “일본 TV와 신문 어디에서도 올림픽 중단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만약 일본 정부가 연기를 발표하면 언론은 마치 그런 건 알고 있었다는 식의 보도를 할 것”이라며 “이런 식이면 일본 언론은 세상에서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프라이데이는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도쿄올림픽을 강행하려는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무책임을 비판한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 보도를 예로 들며 “이런 뉴스야말로 언론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최근 의견기사에서 “올림픽을 취소하라. 감염증 속에서 올림픽을 추진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고, WP도 “세계가 감염증과 싸우고 있는데 IOC와 일본이 마치 대회를 치를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평론한 바 있다.

지난 13일 일본 도쿄에서 마스크를 쓴 여성이 올림픽 오륜기 조형물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어 프라이데이는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의 경제 활동이 급격하게 위축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IOC는 현 시점에서 2020 도쿄올림픽 개최 의사를 갖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언젠가 올림픽 연기 결정을 내릴 것이다. 도쿄는 7월 정도가 되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도 있겠지만, 뒤늦게 감염병이 시작된 유럽과 미국은 선수를 파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라이데이의 지적대로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올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개최하기 어려울 경우 연기도 고려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도쿄올림픽 연기 논의를 포함한 IOC의 새 방침에 대해 “제가 말씀드린 완전한 형태로 실시한다는 방침과 결을 같이 하는 것”이라며 “만약 그것이 곤란한 경우 선수 여러분을 가장 먼저 고려해 연기 판단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