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분기 대부분 품목의 수출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석유와 철강, 기계류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국내 915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79.0으로 나타났다. EBSI가 8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3년 1분기(78.4) 이후 7년 만이다. 이 지수가 100 이하로 내려가면 향후 수출여건이 지금보다 악화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 것은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업계의 체감 경기가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59.7),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61.2), 무선통신기기(63.2), 기계류(67.1), 자동차(71.2), 반도체(77.0) 등의 지수가 낮게 나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해외수요 부진, 조업 중단 및 운송제약에 따른 원부자재 조달 차질 등이 악화의 주요 배경으로 언급됐다. 석유제품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되고,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 실패 등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 등이 수출여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선박(124.7), 가전(104.7), 농수산물(103.3)의 2분기 수출은 다소 개선되거나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선박은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인도 증가와 조선사의 수주 회복 등이 기대요인으로 꼽혔다. 가전과 농수산물은 한국산 선호도 증가 등이 수출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됐다.
항목별로는 모든 항목이 90 이하를 기록하면서 수출 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국제 수급상황’(68.5), ‘수출 대상국 경기’(72.7), ‘상품 제조원가’(78.8) 등이 크게 나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들의 2분기 주요 수출 애로요인을 보면 ‘수출 대상국 경기 부진’(17.2%), ‘원재료 가격 상승’(14.9%)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바이어의 가격인하 요구’(12.1%), ‘물류비용 상승’(10.8%) 등도 뒤를 이었다.
강성은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글로벌 수요 부진 및 경기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수출피해 최소화를 위한 정부 및 유관기관의 정책 공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