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국 의료시스템에 허점이 드러나는 가운데 외신이 한국의 병상 부족 해법에 주목했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 이어 효율적인 대처 방식으로 재차 호평한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한국은 어떻게 극심한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코로나19 환자를 4개 군으로 분류해 가장 위중한 환자에게 먼저 병상을 제공하는 식으로 성공적인 대처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달 대구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했을 때 의료진이 부족했고 환자들은 병상을 기다리다 죽어갔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병상을 구분해 발 빠르게 제공하면서 난관을 타개했다고 전했다.
WSJ은 한국이 5000개의 병상, 1000여명의 의료진을 확보하고 관련 장비를 꾸준히 공급해야 하는 상황에서 확진자를 무증상, 가벼운 증상, 위중한 증상, 치명적 증상 등 4개 군으로 나눴다고 소개했다.
고열·호흡곤란·50세 이상 환자 등 위중하거나 치명적인 상태의 환자만 입원시켰고, 젊고 증상이 없는 이들은 현지 기업체들이 제공한 연수원 등 외부 공간에 꾸려진 대체 병상으로 보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입원자 중 상대적으로 건강한 환자 3000명가량도 외부 대체 병상으로 옮겨졌다. 대체 병상에서 상태가 악화되는 환자는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대체 병상에는 병원보다 치료 수요가 적어 의료진 부족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었고, 전국에서 자원한 의료진 1000여명이 대구로 모여들며 손을 보탰다.
WSJ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같이 급증하면서 각국은 병상과 인공호흡기, 의료진 부족에 신음하고 있는데 한국이 병상과 장비 부족 문제를 어떻게 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호평했다.
또 “한국은 8900명의 환자가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104명에 불과하고 이중 오직 5명만이 입원을 기다리다가 사망했다”며 “현재 위중한 환자는 전원 입원해 있고 의료진 중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WSJ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인용해 한국은 1000명당 12개의 병상을 확보한 반면, 미국은 1000명당 3개의 병상뿐이라며 양국의 상황을 비교하기도 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집중치료 병상이 10만개가량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코로나19 대처 방식을 극찬하며 보도해온 WSJ은 단일 의료보험체계, 광범위한 검사 진행과 저렴한 비용 등을 언급하며 한국이 이러한 방식으로 대구 바깥으로 바이러스가 퍼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