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고립 한국인 200여명 이르면 26일 귀국길 추진

입력 2020-03-23 08:06
연합뉴스

페루 정부의 국경 폐쇄로 현지에 발이 묶인 한국인 200여 명이 이르면 오는 26일 귀국길에 오른다. 임시 항공편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예정이지만 비행기가 뜨기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22일 주페루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26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인천까지 운항하는 아에로 멕시코의 임시 항공편이 마련됐다. 리마에서 출발해 멕시코시티를 들러 급유한 뒤 인천공항으로 가는 일정이다.

대사관 측은 아직 최종 탑승 인원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여행객 등 단기 체류자들과 코이카 봉사단원 등 200여 명이 탑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페루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가 확산하지 지난 15일 자로 15일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17일부터 외국인들의 입출국을 모두 금지했다. 게다 전 국민 의무격리 조치로 페루 내 이동도 막혔다. 15일의 비상사태 종료 후 국경이 다시 열릴지도 미지수다.

귀국을 위한 임시 항공편이 마련됐지만 난관은 여전히 많다. 수도 리마뿐만 아니라 페루 곳곳에 흩어져 있는 한국인들을 항공기 이륙 시간에 맞춰 리마로 모여야 한다. 페루 정부는 이들의 임시 이동을 허가했지만 리마에서 장시간 머무르는 것은 허락하지 않아 이륙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선 안 된다.

이에 대사관은 오는 26일 고산 도시 쿠스코에서 리마로 오는 국내선 임시 항공편도 마련하고 나머지 도시에서는 통행증을 발급받아 버스 7개를 이용해 데려온다는 계획이다. 일부 멀리 떨어진 도시까지 야간 통행금지 시간을 피해 운전해 가는 데만 1박 2일이 걸리는 곳도 있어 22일 빈 버스가 리마에서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차질이 생겨 탑승객 명단에 변동이 생기면 페루 정부가 항공기 이륙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

한편 지난 20일 임시 항공편을 통해 에콰도르를 빠져나온 한국인 76명은 경유지 멕시코를 무사히 떠나 귀국 여정을 이어갔다. 에콰도르 키토에서 출발해 멕시코 톨루카에 도착한 이들은 주멕시코 한국대사관과 멕시코 한인 시민 경찰대의 도움을 받아 멕시코시티로 이동한 뒤 전날 미국행 항공기에 올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