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리 상원의원 “폴 의원과 접촉. 자가격리” 밝혀
공화당 상원의원들 “폴, 오늘 아침도 헬스장서 함께 운동”
미국 공화당 재선의원인 랜드 폴 상원의원이 2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켄터키주를 지역구로 하는 폴 상원의원은 공화당 내에서 ‘친(親) 트럼프’로 분류되는 의원이다. 미국 하원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의원이 두 명 나왔으나 상원에서는 폴 의원이 처음이다.
폴 상원의원이 소속된 공화당의 상원의원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출했다고 CNN은 전했다. 공화당의 미트 롬니·마이크 리 상원의원은 “폴 의원과 접촉했다”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롬니 의원실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롬니 의원은 최근 폴 의원 가까이에 있었다”면서 “그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며 증상은 없지만 곧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롬니 의원은 다른 상원의원들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을 촉구했다.
롬니 의원은 이에 앞서 “나와 일부 동료의원들은 지난주 금요일 랜드 의원과 점심식사를 같이 했다”고 말했다.
유타주가 지역구인 리 상원의원은 “나는 폴 상원의원에 노출돼 있었다”면서 “의회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아무 증상이 없지만 14일 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폴 의원이 오늘(22일) 아침까지 의회 헬스장에서 동료 의원들과 운동을 했으며 최근에도 상원 점심식사에 참석해 동료 의원들과 가까이 앉은 채 식사를 했다”고 우려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폴 의원실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폴 의원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다”면서도 “그는 아무런 증상이 없으며 격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폴 의원실은 또 “폴 의원은 광범위한 출장과 행사 일정 등으로 인해 만반의 주의를 기울이하는 차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면서 “그는 어떤 감염자와 직접적인 접촉을 했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폴 의원실은 이어 “열흘 전에 우리의 워싱턴 사무실은 원격으로 운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사실상 폴 의원과 접촉한 보좌진은 없다”면서 “그는 격리 기간이 끝난 뒤 상원으로 돌아와 이 어려운 시기에 켄터키 사람들을 위해 계속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 의원실은 공화당 내부에서 우려 목소리가 커지자 다른 트위터 글을 올려 반박했다. 폴 의원실은 “우리는 폴 의원이 양성 판정을 알게 된 뒤 즉시 상원을 떠났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그는 누구와도 아무런 접촉도 없었고 격리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폴 의원이 양성 결과를 안 뒤에도 헬스장을 갔다는 암시들은 거짓이며 무책임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폴 의원실은 양성 판정 결과를 알고 헬스장을 간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면서 헬스장을 간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폴 의원이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빈번하게 접촉해 코로나19가 공화당 현역의원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폴 의원은 2017년 11월 켄터키주 자택에서 이웃과의 분쟁으로 무차별적인 폭력을 당해 폐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이 폭력으로 폴 의원은 갈비뼈 6개가 부러지기도 했다. 폐 일부가 절제된 폴 의원이 코로나19로 건강상 큰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폴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 당시 내부 고발자가 민주당과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등 공화당 내 ‘친(親) 트럼프’ 의원으로 분류된다.
앞서 미 하원에서는 공화당의 마리오 디아스 벌라트 의원과 민주당의 벤 맥애덤스 의원 등 2명이 하원의원이 지난 18일 처음으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