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 간다. 오희옥”… 정찬민 “얼마나 집에 오고 싶으셨으면…”

입력 2020-03-22 21:54 수정 2020-03-22 22:44

“감사합니다. 용인에 간다. 오희옥”
정찬민 전 용인시장(미래통합당 용인갑 국회의원 후보)이 용인출신 3대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와 영상편지를 통해 나눈 필담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정 전 시장은 최근 서울중앙보훈병원에 입원해 장기 투병 중인 오희옥 지사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영상편지를 보냈다.

정 전 시장은 오 지사에게 직접 병문안 가려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면회가 전면 통제되는 바람에 영상편지를 쓴 것이다.

정 전 시장의 영상편지에 오 지사는 “감사합니다. 용인에 간다. 오희옥”이라고 답장을 했다.

지난 2018년부터 2년째 투병중인 오 지사는 입으로 식사를 못하고 코에 튜브를 꽂아 영양을 섭취하며 필담으로만 언어소통을 할 수 있다.

이에 정 전 시장은 용인만세운동 기념일인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읽고 한동안 마음이 짠했습니다. 얼마나 집에 오고 싶으셨으면 이런 글귀를 쓰셨을까?”라며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정 전 시장은 시장 재임시절 오 지사와 각별한 인연도 소개했다.

당시 수원에 머물던 오 지사님이 고향 용인에서 마지막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말씀을 자주 하셔 용인시청 공무원, 종중, 시민, 관내 기업인들이 힘을 모아 고향집을 마련해 드렸다.

정 전 시장은 “용인시청 공무원들은 십시일반 성금모금운동을 했습니다. 원삼 해주오씨 종중분들은 집터를 주셨고, 시민들과 관내 기업인들도 동참해 원삼에 아담한 집을 마련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고향집에서 몇일 살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이 고향인 오 지사는 일제시대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이다.

할아버지 오인수씨는 의병장, 아버지 오광선씨는 광복군 장군, 오 지사는 언니와 함께 광복군에서 활동했다.

정 전 시장은 “면회갈 때 지난해 출간된 오 지사님의 책 ‘마지막 증언’까지 구해놓고 사인을 받을려고 했는데 너무 아쉽다”며 “3·21용인만세운동 기념일을 맞아 다시 한 번 오 지사님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했다.

한편 3·21용인만세운동은 일제 강점기인 1919년 3월 21일 원삼면 좌찬고개에서 시작해 용인 전역으로 확대된 지역 최대의 독립운동이다.

1만3200여명이 참가해 35명이 희생됐고, 140명 부상, 500명이 투옥됐다.

용인=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