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어린이집, 초·중·고교는 언제 문을 열 수 있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개학의 의미는 예년과 다르다. 사회 각 영역에서 코로나19가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잡혔고 이제 정상 활동을 시작해도 좋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개학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단 정부는 오는 30일로 개학 날짜를 앞당기는 선택지는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6일 개학 여부도 신중한 모습이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3월 30일에 개학할지를 이번 주 초에 결정할 예정인데 (3월 30일 개학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개학일을 다음 달 6일로 연기하면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개학일을 3월 30일로 당길 수도 있고, 다음 달 6일에서 더 미뤄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3월 30일’과 ‘4월 6일’, ‘4월 6일 이후’라는 3가지 선택지 가운데 일단 3월 30일 개학안은 제외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6일 개학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 다음 달 6일 개학하려면 적어도 오는 30일~다음 달 1일 개학 여부를 확정해 발표해야 한다. 학교 현장도 개학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하루 발생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 안팎이 유지되고 있고 집단감염도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선 감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해외에서 코로나19가 유입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교육 당국이 개학 시점을 결정하기 참으로 난감해진다. 개학하면 학생 수백만명이 등교해 교실로 모였다가 하굣길에 학원에서 재집결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한 달 넘는 개학 연기로 학교 수업 진도가 빨라져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 내 집단생활로 인한 전파뿐만 아니라 학원가 전파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확진자가 몇 명 이하로 떨어져야 안전하게 개학이 가능한지, 한 명도 안 나오는 상황은 얼마나 지속돼야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아무도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 않았다. 그렇다고 마냥 개학을 늦출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판단이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추가 개학 연기 가능성도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4·15총선과 관련해 정치적 해석까지 뒤따른다. 여론은 성인 감염보다 어린 학생의 감염 소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19 위험이 현저히 줄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 달 6일 개학을 강행했다가 학교에 감염병이 퍼지면 여당 입장에선 악재가 된다. 개학 9일 뒤 총선이 치러지는데 그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정부·여당이 올해 학사 일정이 파행되더라도 학생 안전과 감염병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추가 개학 연기를 더욱 비중있게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