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비례후보 20명이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4·15 21대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열린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주도해서 만든 비례정당이다. 열린민주당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 이른바 ‘친문재인·친조국’ 성향 인사들을 비례후보로 전면에 내세웠다. 일부 후보는 이날도 일성으로 ‘친조국’ ‘반검찰’ 발언을 거듭 했다.
황희석 전 국장은 오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비례대표 후보 출마 기자회견에선 “조국 사태는 검찰의 쿠데타”라며 “(검찰과) 한 판 뜰 수밖에 없다. 올해 안에 반드시 정리하겠다. 짧고 굵게 가겠다”고 했다. 황 전 국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출범한 법무부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의 단장을 맡았다가 지난 1월 사직했다.
김의겸 전 대변인은 “대변인 시절 문재인 대통령을 물어뜯거나 갈등을 증폭시키는 기사가 많아 부끄러웠다”며 “언론개혁을 이루고 싶다. 제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다. 기꺼이 모난돌이 돼 정도 맞겠다”고 다짐했다. 김 전 대변인은 부동산 투기 논란에 휘말려 사퇴한 뒤 지난해 연말 전북 군산 출마를 선언했지만 불출마하기로 했다. 그 뒤 열린민주당에 입당해 비례후보로 출마했다. 그는 열린민주당 후보로 나선데 대해선 “적절한 시점에 합쳐서 문재인정부 성공 위해서 든든한 2개의 기둥으로 역할하겠다”고 했다.
최강욱 전 비서관은 “검찰은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으면 일상의 삶을 자의적으로 파괴한다”고 지적한 뒤 “언론개혁도 무엇보다 소중하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를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열린민주당은 총선 이후 민주당과의 연합 가능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민주당과는 4월15일까지 전략적 이별이고, 이후 함께한다는 대전제를 가져간다”며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4월 16일 논의가 어떻게 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열린민주당과의 연합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열린민주당이 대단히 부적절한 창당과 공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민주당 공천에서 부적격판정을 받거나 불출마 선언을 한 분들, 또는 경선 탈락자들이 열린민주당의 명단에 들어있는 점에 대단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총선 이후 합당 대신 개별 의원들의 복당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도 “열린민주당이 현재 공천 절차를 중단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 비례후보들은 열린민주당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비례 4번 김홍걸 후보는 이날 민주당 대표실을 찾아 “일부 지지자들이 열린민주당을 뽑아야한다고 대놓고 말하고 있어 비례후보 대표로 지도부에 문제 제기를 하러 왔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시민을위하여’ 및 일부 군소 원외정당들과 출범한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의 비례순번 11번부터 비례후보들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