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정간편식(HMR)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올해 HMR 트렌드는 ‘4번째 식사’ ‘단백질과 채소’ ‘시간 단축’ 등으로 요약된다.
CJ제일제당은 ‘2020년 HMR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올해 HMR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4번째 식사(4th Meal)’, ‘BFY(Better for You·건강한 한끼)’, ‘가시비(價時比)’로 요약된다고 22일 밝혔다. 이런 경향성은 코로나19로 외식보다 집에서 먹는 내식 비중이 커지고, HMR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시세끼’ 외에 야식이나 간식 수요가 크게 늘면서 ‘4번째 식사’ 메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는 CJ제일제당이 전국 4400여명의 메뉴 데이터 22만건, 전국 5000가구 가공식품 구입 기록, 2800여개 HMR 신제품 특징 등을 분석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끼니별 섭취 빈도 조사에 따르면 아침과 점심을 챙겨먹는 인구는 전년대비 감소했으나 저녁과 야식은 증가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으로 저녁을 든든하게 먹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집콕이 늘면서 간식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서울 등 전국 광역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19에 따른 식소비 변화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코로나19 확산 이후 집에서 식사하는 비중이 83.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23.5% 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포장 주문은 4.3% 포인트, 외식은 19.1% 포인트 줄었다.
CJ제일제당은 냉동치킨류 시장과 더불어 냉동 베이커리류 시장의 성장을 전망했다. 에어프라이어 보급이 늘면서 에어프라이어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냉동치킨류, 베이커리류가 다양하게 출시되며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하고 균형잡힌 한끼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단백질 식품과 채소 중심의 BFY 제품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식품업계가 고단백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생선구이 등 수산 HMR이 증가하는 건 이런 소비 분위기와 맥락을 같이 한다.
채소 소비는 개별 채소를 직접 구매하는 대신 ‘쌈용’ ‘샐러드용’ 등으로 손질된 채소 묶음을 사거나, 밀키트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조리시간을 줄여주는 ‘가시비’ 제품의 인기가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통업계와 외식업계의 빠른 배송 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HMR을 즐길 때도 조리시간이 짧은 것을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핫도그, 돈가스 등 카츠류, 파우치죽, 국물요리 등이 가시비 제품군으로 꼽혔다.
남성호 CJ제일제당 트렌드전략팀장은 “경제적·사회적 이슈는 물론 소비자의 생활 방식과 소비 패턴 변화가 식문화 트렌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HMR에 대한 경험이 증가했고 소비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