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한에서 “코로나 통계 조작됐다” 의혹 잇따라…“사실 무근” 해명

입력 2020-03-22 16:30
중국 우한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신화연합뉴스

중국 우한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발생했는데도 통계에서 누락되는 등 중국 보건 당국의 통계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확인 결과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고 해명했지만 네티즌들은 “우한시가 수차례 속인 적이 있다”며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22일 신경보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웨이보 등에서 자신을 후베이 지역 주류 매체 기자라고 소개한 사람이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 ‘나의 잊을 수 없는 하루’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은 우한 지역에서 류모 할머니 등 일가족 3명이 발열 증상으로 지역 병원에서 입원 치료와 확진 검사를 받으려 했으나 거부당했다는 내용이다.

당초 가족 3명 가운데 류모 할머니 등 2명은 확진, 1명 의심환자 진단을 받고 격리 치료를 받아 완치됐으나 퇴원후 3일 만에 류 할머니가 다시 발열 증세를 보였다.

집 근처 몇몇 지정 병원에 연락했으나 접수받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고, 결국 새벽 3시쯤 응급차를 타고 무작정 후베이성 인민병원 본원으로 가 실랑이 끝에 CT 검사를 해보니 상태가 나빠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거기서도 지정병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입원을 거부당했다.

다시 코로나19 감염 때 입원했던 병원 주치의와 연락하고 갔으나 이번에는 현지 구청 간부가 병원 정문에서 “다른 구에서 온 사람은 발열 진료를 받을 수 없다”고 막아섰다.

결국, 반나절을 버티며 완강하게 밀어붙인 끝에 입원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새벽 3시에 연락을 시작해 병원에 입원한 시간은 13시간가량 지난 오후 3시였다.

글쓴이는 최근 신규 환자가 발생하지 않는 우한 지역 병원들이 환자 통계 수치에 영향을 주는 것을 우려해 발열 환자 치료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우한 주택가에 붙은 지난 20일자 통지문. "어젯밤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손씻기 등을 당부하는 내용이다. 웨이보캡처

이어 인터넷에는 또 우한 시내에 추가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고 알리는 통지문이 나돌았다.

지난 20일자로 붙은 통지문에는 “어젯밤(19일) 지역에 또 새로운 확진 사례가 발생했으니 주민들은 출입이나 모임을 삼가고,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 네티즌은 우한 화중과학대 퉁치병원에서 지난 18일 100여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고, 톄루 병원에서도 1명이 있었지만 보건 당국에 보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또 “한양구에서 2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해당 주택단지의 라인을 봉쇄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해외에서 입국한 역유입 환자 외에 중국 본토 내 신규 확진자는 없다고 발표했었다. 중국 정부가 확진 사례를 고의로 누락시켰다는 의혹을 사는 대목이다.
우한에서 코로나19 출현 사실을 처음 알리고 본인도 감염돼 숨진 의사 리원량.

이에 대해 우한시 정부는 위챗 계정을 통해 “나의 잊을 수 없는 하루라는 글은 사실과 다르다”며 “류 할머니는 병원에서 CT검사를 하고 이후 핵산검사를 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검사결과 음성이 나와 치료중”이라고 밝혔다.

우한시는 또 “한양구 환자의 경우 1명은 지난 6일 확진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다”며 “다른 1명은 지난 11일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아 회복중”이라고 밝히는 등 의혹 사례별로 자세히 해명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우한시는 너무 자주 속여 공신력이 떨어진다” “헛소문을 퍼뜨린 건가, 호루라기를 분건가” “그에게 표창을 해야 하지 않나”라며 의심을 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