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뉴스는 21일(현지시각) 온·오프라인 총기 상점마다 구매를 원하는 발길이 넘친다고 보도했다. 총포류 인터넷 소매업체인 아모닷컴은 지난달 기준 거래량은 222% 늘고, 매출은 309% 치솟아 전례 없는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경찰이 총기 구매자의 신원조회를 관리하는 버지니아주에선 지난 1월 조회 요청이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지난해 2월 신원조회 건수는 3만9300명에서 올해 2월 6만4000명으로 62% 이상 늘었다. 3월의 경우 지난해 1만건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벌써 3만5383건을 기록했다.
ABC뉴스는 총포류 판매가 급증한 원인을 경찰이 코로나19 확산 이후에 운영을 대폭 축소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경찰은 긴급 신고에만 출동하고 있다. 접촉사고·분실물 접수 등 비교적 간단한 사례의 경우 신고자가 직접 경찰서에 방문하거나 전화 접수하도록 한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관리하는 총기판매 관련 공식 수치는 다음 달 초에나 발표되지만, 판매 증가세가 워낙 두드러지고 있다. 콜로라도주 조사국은 지난주에만 1만4000건 넘는 총기 거래 신원조회가 확인됐다고 지난 17일 발표했다.
또한 각 지역의 총포류 상점마다 구매 희망자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필라델피아에서 총포상을 운영하는 킴버 저벡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자리에서 5년 넘게 장사했지만, 이렇게 문전성시를 이룬 적은 처음”이라며 “구매를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범죄에 악용될지도 모르는 총기가 마구 팔리다 보니 걱정돼 사러 오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뉴욕의 대학생 피터 오멜리는 등교 도중에 총포상 앞을 지나며 “20, 30명이 가게 뒤편 주차장까지 줄을 섰다”며 놀라워했다.
휴스턴의 총포상점 직원 칼 해리슨은 “총기류, 탄창, 심지어 장신구까지 모든 상품이 가리지 않고 팔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