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분열한 태극기세력…조원진과 갈라선 김문수

입력 2020-03-22 16:08
자유공화당 김문수, 조원진 공동대표와 서청원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거대 야당 중심으로 힘을 합쳐 달라"는 옥중서신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자유공화당 공동대표를 맡았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조원진 공동대표와 노선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탈당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세력’이 지난 3일 우리공화당과 자유통일당을 자유공화당으로 합당하면서 하나로 뭉쳤었지만 20일 만에 다시 분열한 것이다.

김 전 지사는 22일 페이스북에 “저는 21일 자유공화당을 탈당했다”며 “저의 역량 부족으로 양당의 노선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하게 돼 참담한 심경”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와 주사파 척결이라는 대업을 마칠 때까지 태극기를 들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조 대표와 자유공화당 공천과 관련해서 큰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명진 전 의원에 따르면, 김 전 지사는 통합당과의 보수 분열을 피하고자 조 대표 말고는 지역구 후보를 내지 말자는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조 대표는 253개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내서 통합당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해졌다. 이런 이견들을 극복하지 못한 채 김 전 지사가 탈당하게 됐다. 이로써 자유공화당이라는 당명은 20일 만에 다시 우리공화당으로 회귀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김 전 지사는 또한 자유통일당과 우리공화당의 공천관리위원 구성비를 똑같이 하기를 원했지만 조 대표는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 몫의 공관위원을 두기를 주장했다. 또한, 비례대표 후보 순위에 김 전 지사는 집회에 많은 기여를 한 신진 인사를 중심으로 하기를 원했지만 조 대표는 김순례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과 서 의원 이주영 국회부의장 등 통합당 쪽에서 배제된 기존 친박계 정치인을 앞세우고 싶어했다고 한다.

김 전 지사가 탈당하고 입장을 내자 우리공화당 대변인실에서는 논평을 통해 “김 전 지사가 ‘조용히 헤어지자’는 본인의 말을 스스로 깨면서 조 대표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김 전 지사는 조 대표와 상의도 없이 비례대표 2번을 원한다며 후보 신청을 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김 전 지사는 조 공동대표를 제외한 60명의 지역구 후보를 모두 사퇴시켜야 한다는 말을 했다”며 “대체 통합당과 무슨 거래를 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1월 29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지 이틀 만에 탄핵 반대 광화문 집회를 주도해 온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과 함께 자유통일당을 창당했다. 이후 무소속 조원진 의원이 이끄는 강경 보수성향의 우리공화당과 지난 3일 합당해 자유공화당을 출범시켰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