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종식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교통 통제를 풀고, 제한적으로 마스크를 벗는 것까지 허용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 중인 유럽·미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는 지난주부터 봉쇄·이동 제한 조치가 점차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한은 지난 1월 23일 봉쇄령이 내려진 뒤 시내 교통이 전면 통제됐고, 주민들도 ‘외출 금지령’으로 자택에 머물러야 했다.
특히 지난 17일부터 최근 일주일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우한 내 주거단지에서는 주민들의 단지 내 이동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우한 시내·외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는 없지만 1~2개월 전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이처럼 최근 우한에서는 제한조치가 속속 해제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시내 검문소가 철거되고 있고, 일부 주민은 폭죽까지 터뜨리며 자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원봉사자 앤디 왕은 SCMP에 “우한은 이제 (코로나19와 싸움에서)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삶은 조만간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소속 전문가 우하오도 “시 전역이 ’전염병 저위험 지역’으로 선포될 때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조만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예상했다.
우한뿐만 아니라 중국 지방정부들은 최근 해외 역유입을 제외한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명에 그치자 교통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 동부 장시(江西)성은 지난 21일 성내 모든 도시와 지역을 ‘전염병 저위험 지역’으로 선포하고, 사람·물자 이동을 통제한 모든 조치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장시성에서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증명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만 제시하면 공공장소에도 출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의 마스크 착용을 강제화했던 저장성 항저우시는 환기가 원활히 이뤄지는 장소나 인파가 몰리지 않는 곳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허용했다. 항저우시는 공공장소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의무화했던 발열 검사 등도 폐지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