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보다 무서운 ‘셧다운’ 공포…기업들 정상근무 복귀

입력 2020-03-22 15:26 수정 2020-03-22 20:21
국내 주요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행한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정상근무 체제로 속속 복귀하고 있다. 사태 초기엔 국내 사업장 정상가동을 최우선으로 했으나 미국과 유럽 사업장 ‘셧다운’(가동중지)이 속출하는 등 예측하기 힘든 글로벌 경제 위기에 신속히 대응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실시했던 자율 재택근무를 중단한다고 22일 밝혔다. 임산부나 지병이 있는 직원을 제외한 일반 직원들은 23일부터 모두 정상 출근하게 된다. 다만 현대차는 출퇴근 시간을 최대한 분산해서 직원 간 접촉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직원들에게는 하루에 5시간 이상, 주 40시간 이상만 근무하면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 단체 회식과 대면 회의는 계속 자제해줄 것을 권고했다. 현대차는 “부문별 협업 강화를 통해 사업운영에 생길 수 있는 차질을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초기부터 종합상황실을 운영해왔다. 초기에는 중국발 부품 공급망 중심으로 대응했지만 최근에는 미주와 유럽까지 권역별 상황을 파악해 대응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의 생산을 18일부터 중단했고 체코 공장과 슬로바키아 공장은 23일부터 2주간 문을 닫을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주까지 진행했던 재택근무를 중단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23일부터 임산부나 기저질환자 등 일부 직원만 빼고 모두 정상출근할 예정”이라고 했다.

주요 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사업장의 셧다운과 기업어음(CP)시장의 신용경색 우려가 나오면서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는 최근 TF가 국내 사업장의 안전은 물론 해외 사업장의 예방과 글로벌 경제위기 점검으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주 동안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과 경북 구미사업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점검하는 등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번 주 초반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경영 회의를 준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휘발유를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를 보는 실정이며 국제유가 폭락에 따라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막대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31일까지 재택근무를 연장했지만, 책임자들과 필수 인력들은 정상 출근하고 있다. 재택근무자들도 근무시간을 연장하며 비상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구인 강주화 김성훈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