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자 한 시장이 “제발 집에만 있으라”며 분노를 토했다.
이탈리아 델리아 지역의 시장인 쟌필리포 밴처리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2분 남짓의 영상을 올렸다. 밴처리 시장은 영상 속에서 정장 차림으로 등장했다. 그는 초반에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그는 “여러분. 우리가 매일 밖에 나가서 쇼핑을 하는데 어떻게 상황이 좋아질 수 있나요? 생활 필수품은 열흘에 한번씩 사도 충분하잖아요”라고 운을 뗐다. 그리고는 “많은 사람들이 매일 담배를 사러 나가는데 어떻게 상황이 좋아질 수 있어요? 차라리 한번에 많이 사던지… 이 시기에 도대체 왜 매일 담배사러 나가는건가요?”라고 물었다.
시장의 목소리는 점점 격해졌다. 그는 “여러분이 매일 주유소에 기름 넣으러 가는데 상황이 좋아지겠습니까. 집에서 격리하라는데 도대체 왜 나가서 기름을 그렇게 많이 넣습니까”라고 소리쳤다. 또 “어떤 분은 미용사를 집에 불러서 머리 커트를 한다던데 도대체 왜 집에까지 불러서 머리를 자릅니까. 지금 이상황에 머리 커트는 왜 하는겁니까. 누가 좀 얘기해봐요. 지금 이 난리판에 커트는 왜 합니까”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최근 달리기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우려의 목소리도 내비쳤다. 시장은 “수 많은 사람들이 밖에서 달리기를 하는데 상황이 어떻게 좋아지겠습니까”라며 “그동안은 달리기 한번 안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왜 달리기를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오늘은 주말이라고 많은 분들이 바베큐 하러 떠났죠? 지금 장난들 하십니까? 바베큐? 다른 사람의 생명으로 장난하는 겁니다”라며 “오늘은 일요일이지만 제가 직접 권고하고 싶습니다. 다들 자신은 병이 없다고 말합니다. 자가격리라는 말은 각자 자신의 집에 식구들이랑만 있으란 말입니다. 옆집 사람들이랑 파티하란 말이 아닙니다”라고 분노했다.
끝으로 그는 “어떤 사람들은 집에서 현수막을 만든다고 합니다. 앞으로 모든게 좋아질거라는 현수막이요. 스무명이 한 방에 둘러 앉아서 사돈에 팔촌까지 다 부른다는데… 이건 전염병입니다.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탈리아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만명을 넘어서자 공원 산책과 조깅 등 실외 활동을 전면 금지했다. 또 주민들이 주거지에서 다른 주거지로 이동하는 것 또한 금지했다. 본가에서 별장으로 이동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외출과 대중교통 이용, 외식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