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좀비’가 전 세계를 홀렸다. 지난해 ‘킹덤’ 시즌1에서 정체를 드러낸 조선의 좀비들은 시즌2에서 더 단단해져 인간의 탐욕과 마주하게 했다. 190여개국에 지난 13일 동시 공개된 넷플릭스 최초의 한국 드라마 ‘킹덤2’를 집필한 김은희(48) 작가는 드라마 ‘싸인’ ‘시그널’ 등을 탄생시킨 스릴러 드라마의 대가다. 그와의 지난 20일 인터뷰에서 ‘K-좀비’ 열풍과 시즌2 그 이후를 물었다. 김 작가는 “조선의 좀비들이 슬퍼보이면 좋겠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슬픔에 시달리는 모습”이라며 “시즌3는 ‘한(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김은희가 말하는 시즌2 비하인드
‘킹덤’ 시리즈는 곳곳에 복선을 깔고 또 회수한다. 시즌2는 생사역의 실체와 치료법을 녹였다. 세계관이 확장하면서 주제 의식도 선명해졌다. 시즌1가 탐관오리 밑에서 괴로워하는 민초의 배고픔을 표현했다면 시즌2는 인간의 추악한 욕망이 부각된다.
이 과정에서 서비(배두나)와 중전(김혜준)의 활약이 돋보였다. 공교롭게도 시즌1에서 연기력 논란과 마주한 캐릭터다. 김 작가는 “두 배우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며 “서비의 말투가 지적을 받았으나 천민 출신이라 궁궐 말투가 어색하다는 배우의 해석이 새로웠다. 중전의 비극성은 시즌2에서 터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 여성 캐릭터가 다른 남성 캐릭터에 눌릴 수도 있었는데 각자 목소리를 내도록 했다”며 “신분은 높지만 아들을 낳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닌 중전과 신분은 낮지만 뭘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서비를 대비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최대 빌런 조학주(류승룡)의 죽음에 대해서도 “조학주가 가장 먼저, 가장 비참하게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창이 아닌 그렇게 집착했던 중전에 의해 죽는게 가장 비참할 것 같았다”며 “원죄가 있는 사람들은 다 죽었다. 조학주도 안현(허준호)도 무영(김상호)도 그랬다. 그들에게 어울리는 마지막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한마음으로 시즌3 염원 중
김 작가는 “오랫동안 하고 싶은 시리즈”라며 “시즌3도 이른 시일 내에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즌2 말미에 서비는 “생사초에 더 큰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말하면서 또 다른 시작을 알렸다. 생사초는 전국에서 자라고 있었다. 이를 팔고 다니는 미지의 인물은 바로 전지현이다. 김 작가는 “시즌1이 배고픔이고 시즌2가 피였다면 시즌3는 한에 대한 이야기”라며 “여기서 전지현은 중심축을 담당하는 역할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배경은 북방이다. 김 작가는 서비가 발견한 생사초의 비밀을 예고하면서 시즌3의 무대가 압록강과 백두산이 등장하는 북방이라는 점을 확인해줬다. 그는 “‘햇빛이 아니었어. 온도였어’라는 대사가 한 번 나왔다. 북녘의 생태계는 지금과 달라서 그 쪽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을까 싶다”며 “북방에 거주하는 여러 민족이 나올 수 있고 조금 더 확장돼서 펼쳐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