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계가 최근 유럽 내 가파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신음하고 있다. 전 레알 마드리드 회장 로렌소 산스(77)가 숨을 거뒀고, 이탈리아 축구의 레전드 파올로 말디니(52) 부자와 이탈리아 세리에A 소속 공격수 파울로 디발라(27)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로이터 통신의 22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산스 전 회장은 코로나19 치료를 받다 이날 끝내 숨졌다. 1943년생으로 70대 후반의 나이인 그는 17일 고열로 병원에 입원한 뒤 코로나19 양성판저을 받았다. 이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70대 후반의 나이인데다 평소 호흡기 질환까지 앓아와 결국 바이러스를 이겨내지 못했다.
산스 전 회장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레알 회장으로 재임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2회), 스페인 라리가(1회) 우승을 이끄는 업적을 남겼다. 아들 로렌소 산스 주니어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용감하고 성실하셨던 분이 우리 곁을 떠났다”고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21일 기준 누적 확진자 5만4000명, 누적 사망자 4825명을 기록하며 최근 가장 가파른 코로나19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이탈리아에서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축구계 인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탈리아 ‘빗장수비’의 중심으로 1988년부터 2002년까지 월드컵에 4회 출전하며 A매치 126경기에 나선 레전드 수비수 말디니도 아들 다니엘 말디니(19)와 함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세리에A AC 밀란은 21일 “기술이사로 재직 중인 말디니가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인지한 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해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1군 팀과 훈련했던 유소년팀 공격수인 아들 다니엘도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말디니는 1984년부터 2009년까지 밀란에서만 뛰며 세리에A 최다 출전 기록(647경기)을 작성한 레전드다. 둘째 아들 다니엘도 밀란 유소년팀을 시작으로 지난 2월 세리에A 데뷔전을 치렀다. 과거 밀란 감독을 역임한 고(故) 체사르 말디니까지 포함하면 3대가 밀란에서 뛴 ‘밀란 가족’이다.
밀란은 “부자 모두 상태는 좋고 2주간 자가 격리를 해왔다”며 “완치 판정을 받을 때까지 보건 당국의 치료를 받으며 격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벤투스에선 수비수 다니엘레 루가니(26·이탈리아)와 미드필더 블레이즈 마투이디(33·프랑스)에 이어 공격의 핵심인 디발라까지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선수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고 있다. 디발라는 22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과 여자친구가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벤투스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디발라는 11일부터 자발적으로 자가격리를 해왔다”며 “현재는 괜찮은 상태고 증상도 없다”고 전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