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5부제 구매가 힘든 임산부 등에게 마스크를 지급한다고 22일 밝혔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매일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대책을 논의하고는 있지만, 공무원들이 현장을 직접 느껴보지 않는 한 정책을 만들기 어렵다. 대책의 출발점은 현장이다”라고 당부했다. 이에 이 시장은 지난 18일 직접 마스크 생산업체와 약국을 찾아 빠르고 편리한 공급 대책을 강구했다.
고양시가 지급하는 마스크는 보건용 마스크 물량 부족과 일회용 마스크로 야기되는 환경문제를 고려, 세탁해 약 3개월간 사용 가능하고 필터도 교체할 수 있는 ‘친환경 향균 마스크’를 준비했다. 이 마스크는 1인 1매씩 보급될 예정이며, 멜트블로운(MB) 필터 1개도 함께 제공한다.
해당 마스크는 KF94급 효과가 있으며, 필터 없이도 그 자체로 일반 면마스크의 두 배에 달하는 40%가량의 차단효과가 있기 때문에 필터 없이 착용해도 가벼운 일상 활동이 가능하다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양시는 임신부와 출산 6개월 이내인 산모 5200여명, 산모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산후조리원 종사자 300여명에게 이 마스크를 지급한다. 보건소에 등록이 되지 않았거나 등록 후 주소지가 변경된 임산부는 각 구별 보건소로 문의하면 된다.
이 시장은 발주 전 고양시에 소재한 해당 마스크 업체를 찾아 설명을 듣고, 직접 써 보며 품질과 착용감을 꼼꼼히 살폈다. 해당 업체는 “우리는 개성공단에도 입점해 활동했던 업체로, 어려운 시기 마스크를 공급하게돼 뜻깊다”며 “생산량을 두 배 가까이 늘리며 빠른 공급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시장은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닌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다회용 마스크라서 더 의미가 깊다”며 “원자재 부족을 겪으면서도 저렴한 원가로 공급을 결정해준 것에 감사하다”면서 차질 없는 공급을 당부했다.
아울러 고양시는 일손 부족을 겪는 약국에 ‘마스크 도우미’를 지원한다. 현재 공적마스크 판매처 대부분이 1~2인 소형약국으로, 전산입력·낱개포장·질서유지까지 도맡는 까닭에 긴 구매대기 행렬은 물론 조제업무까지 마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주말인 지난 14~15일부터 시범적으로 인력을 배치했다. 이들은 ‘고양시 시민안전지킴이’로 각 동별 주민들로 구성된 안전활동 대원들이다. 약사회 신청을 받아 23개 약국에 총 50여명을 투입했으며, 판매 지원과 질서유지, 어르신·장애인 보조 등을 돕고 있다.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는 한 약사는 “장시간 대기로 그동안 무턱대고 화만 내고 가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인력 지원 후 대기시간이 조금이나마 단축됐다”며 “시민들이 무엇보다 ‘고맙다’는 말씀을 한마디씩 해 주고 가신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와 약사회가 같이 도와서 한 걸음씩 더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시장도 이에 화답해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추가로 일자리기금을 활용해 약국에 임시인력도 투입하고 오랜 시간 약국 앞에서 대기하는 노약자를 위한 방안도 마련해 보겠다”며 “물량 확대는 당장 어렵더라도, 고위험군에 대한 우선공급과 대기시간 단축과 같은 공급체계 개선에 먼저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19일 공동대응 협약을 맺은 파주·김포시와 방역물품 체계를 공유하는 방안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