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경제 위기 와중에…제주선 ‘저금리 대출’ 미끼 보이스피싱 피해 발생

입력 2020-03-22 11:5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민생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제주에서 최근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22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A씨는 시중은행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으로부터 ‘2.9~5.8% 저금리 대출’을 해준다는 허위 안내 메시지를 받았다.

저축은행에서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던 A씨는 이자가 싼 대출로 갈아타기 위해 메시지에 찍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은 A씨에게 6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인 뒤 대출 실행을 위해 카카오톡으로 보낸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도록 유도, 피해자의 휴대폰에 ‘전화 가로채기’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며칠 뒤 이번에는 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이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저축은행에 대출이 있는 상태에서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대출약관상 채권 추심이 실행된다”며 기존 대출금 상환을 촉구했다.

A씨는 사실 확인 차 해당 저축은행에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어찌 된 일인지 전화는 직원이 아닌 보이스피싱 일당에 넘어갔다. 며칠 전 보이스피싱 일당이 심어둔 전화 가로채기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이 사실을 모른 A씨는 결국 채권 추심 등을 피하기 위한 여러 명목으로 총 4800만원을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건넸다.

금융감독원은 “문자메시지에 있는 인터넷 주소를 클릭할 경우 악성 앱이 설치되거나 개인정보가 유출돼 보이스피싱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의심스러운 전화를 받았을 때에는 타인의 전화기로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에 전화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코로나19로 최근 정부 기관의 재난 안전·방역 문자메시지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의심 문자메시지가 발송되고 있다며 이에 대해서도 주의를 요구했다.

지난해 말 금감원이 발표한 ‘2018년 지역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에서 제주는 인구 1만명당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가 17.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