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 협조한다더니…신천지 ‘위장교회’ 47명 뒤늦게 제출

입력 2020-03-22 10:57
서울시 공무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서울야고보 지파 본부에서 종합행정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신천지 대구교회가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위장교회’ 2곳의 소속 교인 명단을 뒤늦게 대구시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장교회 교인들은 평소 신천지 신도들과 접촉이 잦았지만, 정식 신도가 아니라는 이유로 신분이 외부로 밝혀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 달이 넘도록 방역망에서 제외돼 있었다. 대구시는 해당 인사들의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22일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지 대구교회 측은 지난 19일 ‘선교교회’라고 부르는 위장교회 2곳의 신도 47명 이름과 생년월일, 연락처 등을 제출했다. 대구시가 지난 17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벌인 2차 행정조사 당시 위장교회 교인 명단 제출을 요구해 이틀 뒤에 받아낸 것이다.

신천지라는 명칭을 드러내지 않은 채 동구 등에 산재해 있는 위장교회 2곳에는 대구교회 신도 가족이나 지인 등이 다수 소속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구교회 신도들이 수시로 드나든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는 일반인이 별다른 거부감 없이 신천지 신도가 될 수 있도록 중간 단계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파악하고 있다. 위장교회는 평소 신천지 신도들과 자주 접촉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금껏 신천지 대구교회 정식 신도가 아니라는 이유로 관리망에서 벗어나 있었다. 신천지는 코로나19 사태가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 방역 당국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천지 신도 사이에서도 별다른 제재 없이 외부 활동을 하는 위장교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뒤늦게 나오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들 중 일부는 ‘신천지 신도가 아니다’며 방역 당국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위장교회 신도를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조사를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