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때리기’ 계속…도쿄올림픽 연기 문제엔 ‘원칙론’

입력 2020-03-22 10:45
트럼프 “(코로나19) 초기에 중국이 말해주길 기대”
“중국은 매우 비밀스럽다. 그것은 유감스러운 일”
트럼프, 도쿄올림픽 연기 문제엔 “일본이 결정할 일”
미국 교수, 연기 주장…“안녕, 2020년 도쿄(올림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과 관련한 언론 브리핑을 갖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중국 때리기’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코로나19 대처 관련한 언론 브리핑에서 “나는 중국이 사태 초기에 우리에게 (중국)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해주길 기대했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코로나19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히기 전까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중국은 매우 비밀스럽다”면서 “그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들(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그들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나는 그들이 그것을 말해주길 기대했다”고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처음으로 알았을 때 입국 금지 조치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CNN방송은 미국 정부가 지난달 2일, 최근 2주 이내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한 것이 첫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도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라고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때리기’를 계속하는 것은 미국 내에서 강하게 일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처 미흡 비판에 대한 책임을 중국 쪽으로 돌리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올 여름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에 대해선 “전적으로 그들(일본)이 결정할 문제”라고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들은 지금까지 내가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시설 중 하나를 지었다”면서 “그들은 모든 준비가 돼 있고, 흠잡을 데가 없다”고 호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그(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이것은 당신의 결정’이라고 말했다”면서 “나는 곧 그가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모른다”면서 “나는 내가 (개최 여부에) 절대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이것은 단순히 내 생각”이라고 전제한 뒤 “어쩌면 그들(일본)은 (도쿄올림픽을) 1년 동안 연기할 수도 있다. 가능하다면 그들은 할 수도 있다.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일본 정부가 발칵 뒤집어졌었다.

그러나 미국의 학계와 언론은 도쿄올림픽 연기로 기울어졌다. 미국 템플대 일본캠퍼스의 제프 킹스턴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안녕, 2020년 도쿄(올림픽). 지금은 2021년 (도쿄올림픽)을 희망하기 시작할 때”라는 칼럼을 실었다.

일본 전문가인 킹스턴 교수는 칼럼에서 “지금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아베 총리가 피할 수 없는 일을 이를 악물고 해야 할 때”라면서 “연기가 불가피한 만큼 연기 결정을 자꾸 미루는 것보다 연기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