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침통한 표정이 떠올라” 김의겸의 두 번째 출사표

입력 2020-03-22 07:22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여권의 비례대표용 정당인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면서 다시 한번 출사표를 썼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 사태에서 언론 보도를 본 문재인 대통령의 침통한 표정이 떠오른다며 언론 지형을 바꾸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다고 밝혔다.

김 전 대변인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신발 끈을 고쳐 맵니다’라는 제목의 출사표를 게시했다. “청와대 대변인 시절 매일 아침 9시 대통령께 언론 브리핑을 해드렸다. 내가 쓴 기사가 아닌데도 민망하고 죄송스러웠다”고 운을 뗀 그는 “대통령을 물어뜯거나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기사가 태반이었다”고 했다.

“보수언론에 대고 할 말은 한다고 했는데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고 한 김 전 대변인은 “코로나 사태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침통한 표정이 떠오른다”고 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열린민주당 비례후보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언론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다”라고 한 김 전 대변인은 “지금처럼 소모적이고 전투적인 관계가 아닌 생산적으로 균형 잡힌 관계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 전 대변인은 이어 “이를 위해 언론과 권력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서로의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하는 입법 작업이 필요하다”며 “‘아니면 말고’ 식의 언론 보도로 피해를 보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등의 도입도 검토할 때”라고 주장했다.

“근본적으로 몇몇 가문의 정파적 이해관계가 고스란히 지면과 화면에 투영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한 김 전 대변인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언론과 척지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내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보겠다. 대변인 시절 그랬던 것처럼 기꺼이 모난 돌이 돼 정을 맞겠다”고 다짐했다.

김 전 대변인은 또 “열린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 관계에 대해 우려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강물은 외줄기로만 흐르지 않는다”며 “두 형제 당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굽이치다 다시 한 바다에서 만날 것이다. 내가 앞장서겠다”고 했다.

김 전 대변인은 2018년 서울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아 25억 원대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재개발 상가 주택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대변인직에서 사퇴한 두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전북 군산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출마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자 지난달 3일 출마 포기를 선언하며 스스로 물러났다. 그러나 한 달여 만에 불출마 입장을 뒤집고 무소속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만든 ‘열린민주당’의 비례대표로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열린민주당은 지난 20일 김 전 대변인을 포함한 남성 9명, 여성 11명 등 비례대표 후보 20명 명단을 공개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