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만 7700병의 손 소독제를 사재기한 후 고액에 되팔아 비난을 받던 미국의 한 형제가 결국 남은 물품을 모두 기부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는 테네시 주 채터누가 근처 힉슨에 사는 매트 콜빈(36) 형제의 사건을 보도했다.
형제는 지난달 집 근처의 부도난 회사가 내놓은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묶음 상품을 산 후 되팔아 쏠쏠한 이득을 봤다. 이후 지난 1일에는 자신들의 SUV 차량까지 팔아 큰돈을 마련해 본격적인 사재기에 나섰다.
형제는 테네지 주와 켄터키 주의 대형마트와 작은 상점까지 무려 2100㎞를 돌아다니며 손 세정제, 향균티슈, 의료용 마스크까지 닥치는 대로 구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물건들의 값이 치솟자 형제는 물건을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비싼 값에 되팔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 등 언론에 이 사연이 보도되면서 대중의 비난이 일기 시작했고 아마존과 이베이 등은 이들 형제의 판매를 중단시켰다. 여기에 테네시 주 법무부까지 나서 콜빈 형제의 사재기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테네시 주 법무장관은 “지금처럼 비상사태가 선포된 시기에 필요한 물품으로 가격 폭리를 취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콜빈 형제의 사건은 현재 조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압박을 느낀 형제는 결국 사재기한 총 1만 7700병의 손 세정제와 기타 물품 대부분을 지역 교회에 기부했고 나머지는 켄터키 주의 상점으로 보냈다. 콜빈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비효율성을 바로잡으려 했을 뿐”이라는 변명을 내놓아 대중의 뭇매를 맞았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