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순절학회 창립자이자 저명한 오순절 역사학자인 빈슨 사이난 박사가 별세했다. 향년 85세.
사이난 박사는 오순절주의의 넓이와 깊이를 강력하게 진작시킨 대표적 학자로 꼽힌다. 그는 오순절교회가 지난 20세기에 왕성하게 발전한 이유에 대해 하나님이 마련해주신 성령세례와 방언, 신유, 그리고 축복 때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조지아대에서 신학박사(Ph.D.) 학위를 받은 그는 미국 버지니아 리전트대에서 학장과 신대원장을 지냈고 오순절교단 총회장을 역임했다.
사이난 박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신학연구원 초청으로 수 차례 한국을 방문, 학술대회와 심포지엄 주강사로 참여했다. 조용기 원로목사와도 친분이 깊어 오순절학회 창설 때 조 목사가 기금을 보내기도 했다.
사이난 박사는 오순절 신학이 개신교 신학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온 세계로 확장되는 기독교 운동이라고 정의했다.
어린 시절 그는 오순절교회 목사였던 부친과 삼촌이 미국의 대공황 속에서 절망하던 사람들을 향해 복음을 전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는 자신의 메모에 “군중들은 교회 앞으로 몰려와 구원과 성화, 성령세례를 갈구했으며 치유도 원했다. 그들의 기도가 너무 커서 귀청이 터질 듯했다”고 기록했다.
‘거룩한 파도’로 불리던 이 군중을 보면서 사이난 박사는 오순절 신앙 역사를 발견했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순절 신앙을 실제로 추구하고 있으면서도 오순절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을 목격했다. 방언이 성경에 등장하고 있다는 점, 성령의 내주하심과 성령세례 등이 대표적이었다.
이 같은 그의 관심은 조지아대에서 열매를 맺게 된다. 지도교수였던 호러스 몽고메리 교수의 지지 속에서 1971년 오순절주의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저작, ‘성결-오순절 운동(Holiness-Pentecostal Movement)’을 완성하게 된다. 당시만 해도 오순절주의는 학문적 수준에서는 다루지 않던 주제였다. 하지만 몽고메리 교수는 흥미롭게 여겨 사이난 박사의 연구를 적극 지원했다.
사이난 박사는 이 책에서 오순절주의가 18세기 존 웨슬리의 가르침에 뿌리가 있다고 봤다. 오순절주의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불쑥 튀어나온 신앙이 아니라 영국과 미국의 부흥운동, 성공회 영성, 그리고 케직의 ‘더 높은 생활’ 신학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사이난 박사의 이 같은 진술은 오늘날 오순절주의를 설명하는 표준이 됐다.
그는 동료 오순절 신학자들과 연대해 1970년 오순절학회를 설립, 본격적인 학문 분야로서 오순절주의를 연구했다. 국제오순절성결교회 총회장을 지내면서 북미세계복음화총회를 구성하는 등 은사주의 운동과 오순절신학 이해 확산에 힘썼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