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은 촛불의 완성이다”라며 “내가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고 전 대변인은 지난 19일 KBS1라디오 ‘라이브 비대위’에 출연해 “우리가 2016년과 2017년 추운 겨울 들었던 촛불이 미완이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그걸 완성하기 위해서는 입법부인 국회가 변해야 하고 저도 힘을 보태고자 여기까지 나왔다”며 “우리가 힘겹게 만들었던 나라다운 나라 대한민국을 완성하기 위해 많은 분께서 손을 잡아주시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전 대변인은 4·15 총선 광진을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맞붙는다. 이에 진행자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자 고 전 대변인은 “그분께서는 1년 정도 표를 갈고 닦았지만, 민주당은 20여 년 동안 갈고 닦았다. 민주당이 갈고 닦았던 것이 제게 체화되어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고 전 대변인은 이어 “물리적 시간이 적기 때문에 더 많이 다니고 경청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응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처음 갔을 때는 ‘왜 이제 왔느냐’고 하셨는데, 두 번째 가니 ‘이제 또 왔네’ 그러시고, 세 번째 갔더니 전략을 얘기해주시더라”며 “딸처럼 생각해주시나 하는 감사함이 있다”고 말했다.
15일 한국일보와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서울 광진을 지역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여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2~14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 전 대변인은 43.3%의 지지를 얻어 32.3%를 받은 오 전 시장을 앞섰다. 후보자 지지 요인으로는 고 전 대변인 지지자의 67.9%가 ‘소속정당’을 택했고, 오 전 시장 지지자의 61.1%는 ‘인물’을 꼽았다(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고 전 대변인은 이날 인터뷰에서 총선 불출마를 권유했던 남편과의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남편이 많이 반대했다. 남편이 살면서 가장 많이 반대한 게 총선 출마다. 며칠 동안 울며불며 반대를 했었다. 나는 ‘안 하고 싶지만, 안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라고 말했다”며 “남편이 ‘내 아내이자 청와대 대변인인 고민정이 정치로 나가야 하는 거였고, 거스를 수 없다’고 판단한 이후에는 엄청 열심히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출마한다는 소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뭐라 하던가”라는 질문에는 “대통령님 말씀이 저한테는 무거워서 비밀로 가져가고 싶다. 대변인으로 있을 때 대통령님께서 그냥 하셨던 말씀인데도 이걸 누군가한테 얘기 했을 때 기사가 워낙 많이 나왔다”며 “대통령님의 말씀은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것들이 많지 말로 전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저한테 사사로이 하셨던 말씀들도 있지만 나중에 대통령 임기가 끝나실 때쯤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고 대변인은 대통령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부대변인 당시 (다른 사람들이) ‘왜 자꾸 욕심을 부리냐’며 뭐라고 하더라. ‘내가 필요 없는 존재라면’이란 생각으로 강원도로 떠난 적이 있다”며 “그때 대통령님께서 ‘어쩜 그렇게 말씀을 잘하십니까. 그리고 어려운 정치 현안을 국민들에게 참 쉽게 잘 전달하더군요. 참 부럽습니다’는 얘기를 해주시더라. 대통령님만 부대변인 시절 제 능력을 인정해주셨다”고 밝혔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