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사실은 이렇습니다” 3자 연합 주장 정면 반박

입력 2020-03-20 12:29 수정 2020-03-20 12:32

한진그룹이 한진칼 주주총회를 일주일 앞두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사모펀드 KCGI로 구성된 3자 연합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20일 ‘조현아 주주연합 그럴듯한 주장?···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그간 3자 연합이 제기해온 의혹에 팩트체크 형식으로 입장을 내놨다.

3자 연합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한항공의 당기순손익 적자누적이 1조 7400억원이라며 조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한진그룹은 “항공기 기재보유 구조상 당기순이익이 수익률의 유일한 기준으로 사용될 수 없다”며 “항공업계가 절체절명의 위기인데 입맛에 맞는 수치만 들이대며 회사를 흔드는 투기 세력의 경영권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일본항공(JAL)의 경영 정상화 사례를 언급하며 이를 한진그룹의 경영에 접목해야 한다는 3자 연합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을 내놨다. JAL은 사실상의 공기업이면서 파벌, 방만한 자회사 운영, 일본시장 의존, 과도한 복리후생과 기업연금 제도 등이 연계돼 경영실패를 겪었다는 것이다. 한진그룹은 “JAL은 방만한 기업 운영으로 5만 1000명이 넘었던 직원을 3만 2000명까지 줄였다”며 “3자 연합이 한진그룹의 인적 구조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3자 연합이 한진그룹 경영 일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이사회 장악 및 대표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3자 연합의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는 해외 금융·투기세력들이 기업 경영권을 찬탈하는 과정과 동일하게 진행된다”며 “3자 연합의 주장은 사실상 시장과 주주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과 조 회장의 만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진그룹은 권 회장이 지난해 12월 10일과 16일 조 회장을 만나 본인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선임해 달라며 경영 참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건설이 경영참가목적을 숨기고 단순투자로 허위 공시하는 것은 자본시장의 공정성 및 신뢰성을 크게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 외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600%에 달한다는 3자 연합의 주장에 대해서는 “국제회계기준을 오도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대한항공이 에어버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고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지난 2018년 11개의 수사기관으로부터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등의 수사를 받았지만 위법 사실이 밝혀진 바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지난 19일 KCGI가 조 회장이 한진칼 주주들에게 상품권을 제공해 주주총회 위임장을 받으려 했다며 경찰에 고발한 것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