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규모가 6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설비투자가 10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해외직접투자 송금액이 전년(511억 달러) 대비 21.0% 증가한 618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통계가 집계된 1980년 이후 최대다.
해외직접투자액에서 지분 매각, 청산 등 회수 금액을 차감한 순 투자액도 지난해 493억3000만 달러였다. 전년(416억5000만 달러)보다 18.4% 증가했다.
업종별 투자액 비중을 보면 금융·보험업이 40.5%로 가장 컸다. 이어 제조업(29.7%), 부동산업(11.2%), 광업(4.1%), 도매 및 소매업(3.3%) 순이었다. 지난해 해외직접투자 증가세는 투자 비중이 큰 금융·보험업, 부동산업이 이끌었다.
금융·보험업 투자액(250억4000만달러)은 45.4%나 늘어났다. 국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수익률 제고를 위한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의 해외펀드 투자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역별 투자 비중은 아시아(32.3%), 북미(25.8%), 유럽(21.9%), 중남미(16.6%), 대양주(1.6%), 중동(1.0%), 아프리카(0.9%) 등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투자 비중이 23.9%로 가장 높았고, 미국을 겨냥한 조세회피처인 케이만군도가 13.1%로 뒤를 이었다. 다음은 중국(9.4%), 베트남(7.2%), 싱가포르(4.9%) 등의 순이었다.
반면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서 지난해 설비 투자는 전년 대비 7.6% 감소했다. 2009년(-9.6%)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