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진 방역용품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의료진 사이에서 SNS에서 방역용품 기부를 호소하는 해시태그 운동도 일어났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 버즈피드뉴스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와 투쟁하고 있는 의료진들의 의료장비 및 물자가 현저히 부족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뉴욕에서 근무하는 한 병원 주치의는 “마스크가 부족하다. N95마스크 대신 일반 시술 마스크를 쓰고 있어 얼굴 보호막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조차 찾기 어려워 쓰던 걸 계속 쓰고 있다”고 전했다.
버즈피드뉴스에 따르면 의료진 방역용품 품귀 사태에 모자라 도난사건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한 의료진은 “마스크나 격리 가운 등 방역용품이 도난당하지 않도록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는데 환자나 환자의 가족들, 방문객들이 물건을 훔치고 있다”며 “최전방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의료진마저 방역용품이 없어 코로나19에 걸린다면 사회 전체가 위험에 빠진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워싱턴주 시애틀의 스웨덴 의학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한 간호사는 자신의 SNS에 “마스크와 손 세정제, 장갑을 도둑맞았다. 우리 의료진들에게는 장비들이 필수적이라 굉장히 절박한 상황이다. 의료진들에게 줄 수 있는 게 있다면 힘을 달라”고 말했다.
방역용품 부족사태에 뚜렷한 해결점이 보이지 않자 미국의 의료진들은 최근 SNS에 ‘#GetMePPE’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시작했다. PPE란 개인보호장비를 뜻하며 일반인들에게 ‘방역용품을 기부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그들의 취지다.
미국 최대의 국민청원 사이트인 ‘Change.org’에도 방역용품 물자를 보급해 의료진들의 상황을 도와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현재 16만3820명의 서명을 받았다. 글쓴이는 “의료진들이 자신을 보호할 수 없다면 누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보고 당신을 보호할 것이냐”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 인공호흡기 등이 부족하다며 연방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주지사들에게 “우리는 당신들을 지원할 것이다. 하지만 (인공호흡기와 방독면, 모든 장비들을) 스스로 확보하도록 노력하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