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바른 손으로 무빙워크 ‘문질문질’…퇴근길 석계역 테러?

입력 2020-03-20 05:24 수정 2020-03-20 08:24
SBS 뉴스 화면 캡처

서울 지하철역 내 무빙워크 손잡이에 한 남성이 여러 차례 침을 바르는 장면이 포착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가 침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SBS는 지난 12일 오후 6시40쯤 서울 노원구 석계역에서 한 남성이 1호선과 6호선 환승 무빙워크 손잡이에 침을 계속 묻히곤 사라졌다며 관련 영상을 19일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 남성은 한쪽 귀에 마스크를 걸친 뒤 무빙워크에 올라 자신의 손에 침을 바른 뒤 무빙워크 손잡이와 벽에 묻힌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던 남성은 무빙워크가 끝나는 지점에 도착해 마스크를 쓰고 사라졌다.

역사 근무자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갔지만, 남성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이후 CCTV로 신고 내용을 확인하고 오후 8시20분쯤 현장을 소독했다. 방역하기 전까지 1시간 30분 정도 무빙워크 손잡이가 방치돼 있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측은 “상황을 인지하고 파악한 뒤 준비시키고 의사결정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많은 승객이 오가는 평일 퇴근 시간대에 1시간 반 동안 방역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해당 남성이 코로나19 유증상자라면 집단감염 우려가 커진다. 공사는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해당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점에서도 늑장대응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신고를 받은 노원경찰서는 해당 남성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신고를 받아 현재 수사 중”이라며 “단순 이상 행위자인지 코로나 관련 의심자인지 확인 중”이라고 했다. CCTV와 교통카드 사용내역 등을 확인해본 결과 해당 남성이 장애인 교통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