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불 진화 헬기 물 뜨다 추락 사고 원인은 강풍 등으로 추정

입력 2020-03-19 19:28 수정 2020-03-19 19:29
울산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 502 일원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하던 헬기가 추락해 해당 헬기를 조종했던 기장은 구조 됐지만 부기장은 실종되어 수색중이다.

19일 울산시와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오후 3시 30분쯤 울산시 울주군 회야저수지 인근 계곡에서 산불 진화를 위해 물을 뜨던 헬기 1대가 추락했다. 당시 기장 현모(55)씨와 부기장임모(47)씨 등 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추락한 헬기는 울산시가 올해 한 해 8억원을 들여 180일 동안 임차한 민간항공사인 헬리코로아 소속 헬기다. 현씨와 민씨도 모두 이 회사 소속이다. 사고 헬기는 미국 벨사에서 2000년대 초반 제작돼 20년가량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종은 최대 이륙중량이 5727㎏에 달해 한 번에 2500ℓ의 물을 떠서 옮길 수 있다.

벨 214 B1 기종인 이 헬기는 사고 당시 저수지에서 물을 뜨는 과정에서 중량을 못 이겨 인접 산비탈에 추락한 뒤 저수지에 빠진 것으로 추정됐다.

기장 현모(55)씨는 산비탈에 매달려 있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씨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찰과상을 입었지만,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기장 민모(47)씨는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구조대원 구조대원 60여명이 부기장을 찾기 위해 수중과 산 주변 수색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사고 헬기는 산비탈에 바스켓(물을 뜨는 주머니)이 남아 있고 나무가 많이 손상된 점으로 볼 때, 동체가 먼저 산비탈을 충격했던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이날 강한 바람이 불었던 것도 영향일 미친 것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19구조대원이 절벽 나무에 걸려 있는 기장을 발견하고 구조했고 부기장은 물에 빠진 동체 안에 있는지, 기장처럼 탈출해 주변에 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두 가지 가능성 모두를 놓고 현재 수중수색과 주변 수색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47분쯤 발생한 산불은 청량읍 방면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5~6㏊의 산림을 태우고 불길이 번지고 있다.

시와 군은 산불 진행방향 인근에 위치한 쌍용하나빌리지 주민 등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한편 아파트를 중심으로 저지선을 마련했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소방헬기 16대와 소방차량, 인력 1000여명을 동원해 진화 중이지만 바람이 거세 진화에 애를 먹고 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